조대규 교보생명 사장이 교보라이프플래닛 흡수합병 계획이 없다고 20일 밝혔다./사진=교보생명

조대규 교보생명 사장이 현재 적자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인수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한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도 당분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조대규 교보생명 사장은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기자와 만나 교보라이프플래닛 흡수합병 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조 사장은 "올 8월 열린 이사회에서 흡수합병 안건을 올리는 걸 검토했지만 철회한 상황"이라며 "이미 유상증자도 수차례 단행한 만큼 유상증자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대표가 열심히 하고 있으니 믿고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독자생존을 통해 흑자전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9월27일 설립한 국내 1호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대면 중심의 온라인 보험 서비스를 통해 '설계사 수수료 없이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우며 혁신적 시도로 주목받았지만 구조적인 수익성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보험 특성상 비대면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대면영업 의존도가 높은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고수익 상품인 장기보장성보험은 약관이 어렵고 보장 내용이 복잡하기 때문에 대면 영업에서 설계사 의존도가 높다는 게 특징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첫 해 50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4년 167억원, 2015년 200억원대의 손실을 이어오며 단 한 해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 출범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총 337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매년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이에 올해 5월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해 외부 경영진단을 진행하고 금융당국과도 연이은 적자 이유와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교보생명은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대해 추가 유상증자, 사업모델 변경, 교보생명으로의 흡수합병 등을 검토했다. 해당 사안 중 하나를 올해 3분기 중 확정, 4분기 중 이사회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었지만 이를 철회한 것이다.

현재 교보라이프의 과제는 흑자 전환이다.

이를 위해 보험료가 저렴하고 가입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은 소액단기보험을 벗어나 장기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 내부적으로는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구축과 상품 라인업 추가 보강을 통해 2028년엔 흑자전환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라이프플래닛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