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25이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권창회 기자

최근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지급 규모를 놓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성과급 1700%에도 만족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3000%, 5000%까지 늘어나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SK서린사옥서 열린 이천포럼 '슬기로운 SK생활' 코너에서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이는 근시안적인 접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번 발언은 SK하이닉스 노사가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률을 놓고 대립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올해 PS 기준을 1000%에서 1700%로 높이고, PS를 지급한 후 남은 재원은 반으로 나눠 미래 투자와 추가 PS 지급에 쓰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2021년 노사 합의 문서에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올해 상반기에도 최대 실적 경신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호황에 걸맞은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불안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성과급 확대에 매몰되기 보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의미다.

최 회장은 또한 공동체적 행복 추구가 SK가 존재하는 이유임을 강조했다. 그는 "행복을 받아들일 준비와 설계를 함께 해나가야 한다"며 "행복은 누군가가 만드는 것이 아닌, 나와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복은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공통된 부분이 있다"며 "SK는 모두가 함께 느끼는 공통된 행복을 높이는 것을 추구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