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이병헌, 연상호, 박정민(왼쪽부터) / 뉴스1 DB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환상의 짝꿍'들이 스크린에서 다시 만났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와 '쓰리, 몬스터'(2004)를 함께 한 배우 이병헌과 박찬욱 감독은 무려 약 21년 만에 함께 한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선보인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9월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인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주인공인 이수혁 병장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지키던 남북한 군인들이 우연한 계기로 친분을 쌓게 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어쩔수가없다' 스틸 컷

이 영화는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연 작품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대중적으로도 흥행에 성공해 이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2003)로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르는 데 기반이 된 작품이다. 또한 당시 30대 배우였던 이병헌은 '공동경비구역 JSA'에서의 열연에 힘입어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았다. 이후 '번지점프를 하다'(2001) '중독'(2002) '누구나 비밀은 있다'(2004) '달콤한 인생'(2005) '그해 여름'(2006)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악마를 보았다'(2010) 등을 통해 2000년대 대표작의 필모그래피를 남겼다.
커리어 초기에 협업했던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의 영역에서 '마스터'의 위치에 올랐다. 무르익은 실력으로 의기투합한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의 '어쩔수가없다'가 세계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기대감을 준다. '어쩔수가없다'는 올해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기도 하다.

영화 '염력'(2018)과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021)으로 함께 했던 연상호 감독과 배우 박정민도 신작 영화 '얼굴'로 재회했다. '얼굴'은 앞을 못 보지만 전각 분야의 장인으로 거듭난 '임영규'와 살아가던 아들 '임동환'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염력'은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2016)의 세계적인 흥행 후에 내놓았던 작품으로 당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그에 못 미치는 평을 얻으며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다. 박정민은 당시 이 영화에서 주인공 석헌(류승룡 분)을 돕는 변호사 정현 역할로 등장한 바 있다.


'얼굴' 스틸 컷

이후 연 감독과 박정민은 시리즈물인 '지옥'으로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박정민은 극 중 아내 송소현(원진아 분)과 함께 지옥행 선고를 받은 아기 '튼튼이'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배영재를 연기하며 보는 이들의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연 감독과 함께 하는 세 번째 작품 '얼굴'에서는 박정민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병규의 젊은 시절과 그의 아들 임동환 역을 모두 소화하며, 배우 인생 최초로 1인 2역을 소화한다. 독특한 세계관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스토리텔러 연상호 감독과 동 세대 배우 중 극장에서 가장 많은 신뢰를 받는 박정민이 보여줄 이야기에 관심이 쏠린다. '얼굴'은 제50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이다. 오는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