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오른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응우옌 득 치 베트남 재무부 차관을 면담하고 자본시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

베트남 증권시장에 도입된 한국 차세대 시스템이 9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양국 금융협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금융위원회는 권대영 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응우옌 득 치 베트남 재무부 차관과 면담해 자본시장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11일 한-베 정상회담의 후속조치 이행 차원에서 마련됐다. 면담에는 이윤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과 부 티 찬 푸엉 베트남 증권위원회 위원장, 베트남·호치민·하노이거래소 및 예탁결제원 대표들이 참석했다.

치 차관은 한국거래소로부터 도입한 증권시장 차세대 시스템이 약 9년 만에 공식 가동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시스템은 올해 5월 5일 가동을 시작해 현재 4개월째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베트남 증권시장 차세대 시스템은 2016년 10월 변경계약 체결 후 개발에 착수해 약 2870만불 규모로 구축됐다. 호치민거래소, 하노이거래소, 베트남예탁원 등 3개 기관의 전체 증권·파생시장 차세대 시스템을 포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푸엉 증권위원장은 차세대 시스템을 활용한 자본시장 감독 및 가상자산 규제체계 마련 등과 관련해 양국의 정책경험 및 지식 공유를 통한 지속적 협력을 제안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베트남 증시 25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8일 증권시장 차세대 시스템 가동기념식이 성황리에 개최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5월 베트남중앙은행이 기업은행 베트남법인 및 산업은행 하노이지점 설립 신청에 대해 인가서류접수증을 약 6~8년 만에 발급한 것도 양국 금융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보험 및 핀테크 부문에서도 협력관계를 진전시켜 은행·자본·보험·핀테크 등 금융 전 부문을 아우르는 금융협력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베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국은 베트남 증시시스템의 성공적 가동 등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온 금융분야 내 지식공유사업을 종합적으로 논의 및 추진하기 위한 관련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베트남은 이번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통해 초고속·대용량 처리가 가능한 고성능 IT 인프라를 확보하고 신규 상품개발 및 글로벌 증시제도를 신속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이머징마켓 지수 진입 기반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베트남 자본시장 시스템이 한국형 모델로 운영됨에 따라 향후 국내 증권사들의 베트남 자본시장 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