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 코워크위더스㈜ 대표./ 사진제공 = 코워크위더스㈜

"외국인 채용과 정착 지원은 저희 같은 민간 플랫폼이 훨씬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금융권이 규제와 제도 장벽만 낮춰주면, 우리는 현장에서 훨씬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요."

1998년생 김진영 대표는 코워크위더스㈜를 창업한 지 5년 만에 외국인 채용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인구 절벽과 생산가능인구 감소율 1위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그는 불법 브로커 중심의 불투명한 채용 구조를 개선하고자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창업의 첫걸음은 단순했다. 자본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 '한국 취업 희망 외국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채용·생활 정보를 공유했다. 그는 "외국인 분들이 '정말 도움이 된다'며 플랫폼을 쓰고 부족한 점은 개선 아이디어까지 주셨다"며 "함께 시장을 키운다는 확신이 원동력이 됐다"고 회상했다.

외국인 채용의 가장 큰 장벽은 '정보 비대칭'과 '복잡한 비자 절차'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워크위더스는 AI 기반 비자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김 대표는 "기업은 채용 전 비자 발급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 불허 위험을 줄이고 외국인은 합법적이고 장기적인 일자리를 더 빠르게 찾을 수 있다"며 "작년 한 해만 1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코워크를 통해 취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 출입국 매뉴얼 600여 페이지를 직접 영어로 번역해 제공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언어 장벽이 사라지면 비자 절차 이해도가 높아지고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코워크위더스는 금융권과 손잡으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최근 신한은행과 전략적 협약을 맺고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오프라인 채용 행사와 공동 홍보를 진행한 것이다. 김 대표는 "금융권의 인프라와 스타트업의 기동성을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걸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제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고객 대상 금융 서비스 확대라는 목표 아래 코워크위더스와 함께 ▲앱·웹 기반 금융 연계 서비스 제공 ▲상호 광고 페이지 운영 ▲외국인 대상 행사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금융과 HR테크가 맞닿는 지점을 넓히며 금융권이 강조해 온 '생산적 금융'을 실제 현장에서 구현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신한은행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금융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개방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고 동시에 외국인 고객이 안정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대표도 협약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금융은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 인프라"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코워크 플랫폼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들이 보다 쉽게 신한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코워크위더스는 전문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대기업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놔도 이 시장만 바라보고 달려온 저희와의 차이는 큽니다. 외국인 채용은 단순히 채용공고를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비자 제도 이해·기업 요구 분석·구직자 관리까지 종합 역량이 필요하다"며 "그건 오랫동안 현장에서 부딪히며 쌓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워크위더스는 서비스 출시 이후 1만3000건이 넘는 AI 비자 진단을 수행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은 다른 곳에서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자산"이라며 "기업이 채용 실패를 줄이고 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취업하는 데 필요한 건 빠른 판단이고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그 판단을 훨씬 정밀하게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부·지자체 지원제도의 가장 큰 한계로는 속도와 맞춤성을 꼽는다. 그는 "지원금이 실제 필요한 시점보다 늦게 도착하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산업·단계별 특성을 반영한 지원이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스타트업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려면 채용 보조금, 인건비 지원 같은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3~5년 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코워크위더스를 외국인 채용의 표준 프로세스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비자 규제 완화와 외국인 대상 금융 상품 확대가 더해진다면 채용 이후 정착까지 책임지는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생산적 금융의 의미를 현장 경험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결국 생산적 금융의 핵심은 '누가 돈을 주느냐'가 아니라 '그 돈이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필요한 곳에 쓰이느냐'"라며 "정부가 제도와 재원을 마련하고 저희 같은 민간 플랫폼이 현장에서 구직자 발굴과 기업 매칭을 맡는다면 자금이 곧바로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만큼 연결의 가치도 크다고 했다. 금융권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나 마케팅 채널을 스타트업과 공유하면 자금 지원 이상의 파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금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제때 맞물리면 외국인 채용은 물론 정착까지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어진다. 그게 진짜 생산적 금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