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 2025.8.27/뉴스1 ⓒ News1 이상철 기자

(인천=뉴스1) 이상철 기자 =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이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쳐 6연패 사슬을 끊었다. 결정적 호수비로 끝내기 안타를 잡았고, 재치 있는 번트 안타로 빅이닝의 물꼬를 텄다.

KIA는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을 펼친 끝에 4-2로 이겼다.


10회까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KIA는 11회초 대거 4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이로써 KIA는 지난 20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이어졌던 6연패 사슬을 끊었다.

KIA는 모처럼 투타가 조화를 이루며 승전고를 울렸다. 그중에서도 김호령이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호령은 9회말 2사 2루에서 끝내기 안타가 될 수 있었던 안상현의 큼지막한 타구를 열심히 쫓아가 낚아챘다.

이 수비로 KIA는 큰 위기를 벗어나며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11회말 공격에서도 김호령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김호령은 무사 1, 2루에서 3루 방향으로 번트를 시도한 뒤 1루로 전력 질주,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KIA는 이 번트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이후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 패트릭 위즈덤과 김선빈의 적시타가 이어져 4-0으로 달아났다.

경기 후 김호령은 "6연패 기간에는 뭘 해도 안 됐다. 다들 열심히 하는데 (연패가 길어지니까) 팀 분위기도 너무 안 좋았다"며 "다행히 6연패를 끊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9회말 호수비에 대해서는 "전진 수비 중이어도 타구가 (내 뒤로) 멀리 날아갈 수 있을 거라 대비했다. 실제로 그런 타구가 날아왔는데 열심히 따라가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며 "포구할 때 (바람 때문에) 공이 많이 흔들렸지만, 다행히 잘 잡을 수 있었다"고 웃었다.

11회초 번트 안타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김호령은 "(희생번트로) 주자를 2, 3루로 보내는 방향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3루수 최정 선수가 달려오다가 살짝 멈칫했다. 그때 세이프될 수 있다고 생각해 전력으로 달렸다"고 복기했다.

리그 정상급 수비를 자랑하는 김호령은 올 시즌 타격도 업그레이드됐다. 이날 2안타를 때리며 시즌 타율을 0.274로 끌어올렸다. 2023년과 2024년 타율이 1할대에 그쳤던 걸 고려하면 놀라운 반등이다.

그는 "타석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다 보니 수비할 때도 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7일 열린 KBO리그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4-2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수들은 6연패에서 벗어난 뒤 온몸을 짓눌렀던 부담감을 떨쳐냈다. 김호령도 다르지 않다.

그는 "경기가 잘 안 풀리니까 긴장도 많이 하고 부담도 많이 느꼈다. 이 때문에 경기력이 더 안 좋아졌다"며 "오늘 승리로 다음 경기부터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 55승(4무59패)째를 거둔 KIA는 공동 4위 KT 위즈(60승4무58패)와 롯데 자이언츠(60승5무58패)를 3경기 차로 추격했다.

김호령은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며 "이제 연승을 질주하면 가을야구 무대에 나갈 수 있다"고 다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11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타자들이 집중해주면서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김호령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다. 9회말 호수비는 패배를 막는 수비였다. 11회초 무사 1, 2루에서 나온 번트안타도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박찬호도 무사 만루에서 결승 타점을 만들어 내면서 다음 타자들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선발투수 김도현, 2이닝을 책임진 전상현 포함 투수들도 자기 몫을 다 해줬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