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포스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감독 매기 강, 이하 '케데헌')의 신드롬급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넷플릭스의 투둠(Tudum) 톱 10에서 누적 시청수 2억 3600만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영화에 오른 이 작품의 성공은 문화 산업뿐 아니라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며 남다른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20일 공개된 '케데헌'은 케이팝 슈퍼스타 헌트릭스 멤버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걸그룹이자 데몬 헌터스인 헌트릭스가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정체를 알게 된 뒤 악마인 이들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을 흥미롭게 담아내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다. 한국 배우 안효섭, 이병헌이 영어 더빙에 참여했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인기 영화에 오른 이 영화는 OST로 크게 사랑받고 있다. '케데헌' 속 가상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노래 '골든'은 최신(8월 30일 자)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기록, 2주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K팝 걸그룹이 부른 노래로는 처음 '핫 100' 정상에 올랐던 '골든'은 이로써 통산 두 번째 1위를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골든'뿐만 아니라 '케데헌'에 등장하는 다른 곡들도 '핫 100' 톱10에 진입했다. 가상 K팝 보이그룹 사자보이즈가 부른 '유어 아이돌'(Your Idol)은 4위, '소다 팝'(Soda Pop)은 5위, 헌트릭스의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케데헌'의 문화적 파급력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국립중앙박물관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5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418만 9822명을 기록했다. 이는 2년 전인 2023년의 역대 최다 관람객 수 418만 285명을 넘어선 수치이며 1945년 박물관이 문을 연 이래 연간 가장 많은 인원이 방문한 기록이다. 올해 남은 기간의 관람객 수를 더하면 국립중앙박물관의 관람객은 연말까지 총 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관람객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는 '케데헌'의 글로벌한 인기가 언급된다. '케데헌'의 영향으로 영화 속에서 본 한국 문화를 확인하고, 관련한 기념품 등을 사려는 관광객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앞 광장이 입장을 대기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7월 박물관 관람객 수는 69만 45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만 8868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달까지 집계된 관람객 수는 345만 명으로,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간 관람객은 400만명을 넘어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등 K콘텐츠의 흥행과 여름방학 시기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5.8.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의 기념품 가게 뮷즈샵에서는 '케데헌' 속 인기 캐릭터인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를 닮은 '까치 호랑이' 디자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까치 호랑이'가 들어간 배지나 텀블러, 키링, 영화 속 사자보이즈가 쓰고 나오는 갓의 모양을 활용한 갓잔과 갓 브로치, 갓 키링 등의 뮷즈('뮤지엄'과 '굿즈'의 합성어)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것. 특히 '까치 호랑이 배지'는 온라인에서 현재 10차 예약 판매까지 완료된 상태다. 해당 '뮷즈'들을 구매하기 위해 해외 관광객 및 방문객들은 '오픈런'을 하기도 해 화제가 됐다.


국내 식품 회사 농심에서는 '케데헌'의 인기에 편승해 색다른 제품을 기획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라면 디자인을 반영한 스페셜 제품을 한정 출시하기로 한 것. '케데헌'에서는 헌트릭스의 멤버들이 컵라면을 함께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작품 속 컵라면이 농심 신라면과 유사하다는 팬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이에 농심은 신라면컵 디자인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주인공인 루미·미라·조이 캐릭터를 입혀 판매한다. 더불어 농심의 대표적인 제품인 신라면과 새우깡 등에는 루미, 미라 조이, 사자보이즈 등 '케데헌' 캐릭터들의 얼굴이 들어간 컬래버레이션 패키지가 붙은 제품이 한정 출시된다.

영화 속 장소들 역시 서울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꼭 방문해야 할 '명소'로 여겨지고 있다. 루미와 진우가 데이트했던 낙산공원 성곽길이나 남산서울타워, 루미가 한약을 사먹은 서울한방진흥센터 등의 장소들이다. 더불어 서울관광재단은 '케데헌'과 연계한 관광 굿즈를 기획해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진행된 '케이콘 엘에이'(KCON LA) 현장에서 남산타워가 수 놓인 남산 원단 코스터(잔 받침)나 남산, 한강, 경복궁 등 '케데헌' 속 명소가 담긴 책갈피와 피크닉 매트 등 이를 통해 기획된 아이템이 품절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