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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첫선을 보인 폭스바겐의 8세대 페이스리프트 '골프R'은 날렵한 주행과 가벼운 코너링이 일품이다. 단지 중형 해치백 모델로만 치부하기엔 내재된 강력한 성능이 운전자의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독일 아우토반에서도, 오스트리아 알프스산맥 산길에서도 이틀 반나절을 시승하는 동안 매력적인 질주 본능을 폭발시킨 '골프R'은 운전대를 잡은 그 누구든 레이서로 만들어준다.
날렵한 외모가 선사하는 '역동적인 존재감'
'골프'는 1974년 첫 출시 이후 세계에서 3700만대 이상 판매된 폭스바겐의 글로벌 베스트셀러이자 해치백의 기준을 세운 대표 모델로 불린다.![]() |
1세대부터 8세대까지 50년 동안 실용성과 주행 성능, 디자인, 첨단 기술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며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폭스바겐 브랜드의 철학과 혁신을 구현하는 아이코닉 모델로 각인됐다.
'골프R'은 여기에 더해 모터스포츠와 레이싱 DNA가 결합된 고성능 모델이다. 2024년 공개된 8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 '골프R'은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더 정교해진 섀시 세팅, 최신 첨단 기술을 모두 응축해 현존하는 폭스바겐 모델 가운데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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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R'의 외모는 8세대 골프를 기반으로 새로운 전면부 디자인과 R 전용 요소들을 곳곳에 적용해 역동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구현했다.
전면부 외모는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역동적인 존재감을 더 부각시키는 새롭게 디자인된 범퍼가 적용됐다. 하단에는 하이글로스 블랙 마감의 에어로다이내믹 요소, 블랙 벤틸레이션 그릴, 모터스포츠 스타일 프런트 스플리터가 자리한다.
LED 플러스 헤드라이트, 일루미네이티드 VW(폭스바겐) 로고, LED 라이트 스트립이 적용돼 폭스바겐만의 시그니처 라이팅을 구현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R 로고와 LED 위 블루 라인이 더해져 골프 R만의 역동적인 정체성도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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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는 R 로고 프로젝션 기능이 포함된 무광 크롬 미러 하우징, 전용 디자인 사이드 멤버를 비롯해 사이드미러, 휠 허브캡, 브레이크 캘리퍼 등 곳곳에 R 로고가 적용돼 '골프R'의 정체성을 부각시켰다.
후면부에는 새로운 LED 테일라이트 클러스터, R 디자인 범퍼, 하이글로스 블랙 디퓨저, 좌우 각각 두 개의 파이프를 갖춘 배기 시스템이 적용돼 고성능 감성을 극대화했다.
실내는 공간감이 뛰어나 널찍하다. 트렁크는 여행영 캐리어와 배낭, 골프백을 실을 수 있을 많고 공간이 여유롭다. 2열은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답답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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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열은 넓은 공간감과 더불어 세련미가 돋보인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R 감성이 조화된 '골프R'의 실내 인테리어는 운전자 중심의 인체공학적 설계와 R 전용 디테일을 통해 운전할 맛을 느끼게 한다.
중앙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된 12.9인치 독립형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R 전용 그래픽을 포함한 새로워진 그래픽과 업그레이드된 메뉴 구조를 통해 터치 디스플레이 조작성이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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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통합된 'IDA 음성 어시스턴트'도 편리성을 더했다. 일상 언어로 에어컨, 전화, 내비게이션과 같은 기능을 제어하고 주행 프로파일, 레이스 모드와 같은 특정 기능 활성화와 일반 상식 질문도 거뜬히 답변한다.
운전석의 10.2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는 기본 클래식 뷰 외에도 R 전용 디자인의 원형 회전계가 나타나는 '스포츠 스킨'과 3차원 레이아웃의 'R뷰' 모드를 제공해 운전자에게 레이서 기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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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맛' 한가득… 운전 쾌감 극대화
실내외 디자인에 만족감이 가득했던 '골프R'은 주행 성능도 탁월했다. 독일 뮌헨을 출발해 오스트리아 레오강과 알프스산맥 줄기 곳곳을 오가는 570여㎞의 주행 코스는 '골프R'이 가진 폭발적인 주행 퍼포먼스를 극대화 시켜 운전할 맛을 느끼게 했다.'골프R'에 탑재된 2.0ℓ 터보차저 가솔린TSI 엔진 'EA888 LK3 evo4'는 양산형 엔진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강력한 버전의 엔진이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SG)가 조합돼 최고출력 333마력과 최대토크 42.8kg·m(420Nm)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역대 가장 강력하고 가장 빠른 골프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폭발적인 주행 퍼포먼스를 선사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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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시내를 벗어나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240여㎞의 첫 주행코스 초반에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아우토반을 달리는 동안 세차게 몰아치는 비바람에도 '골프R'은 흔들림 없는 주행 능력을 뽐냈다.
아우토반은 '속도 무제한'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각 구간마다 일정한 제한속도가 정해져 있다. 안전 주행을 위해 적당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며 '골프R'이 가진 주행 능력을 느끼는 데 집중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아우토반에서의 주행모드는 총 7가지(컴포트·스포츠·레이스·인디비주얼·스페셜·드리프트·에코) 가운데 가장 무난한 '컴포트'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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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R'의 컴포트 모드는 변속 시점이 약 100rpm 늦게 이뤄지는 변경된 7단 DSG 변속 특성을 지녀 한층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구현한다.
전방 시야가 차단될 정도의 폭우였지만 컴포트 모드의 스포티한 주행에서도 차체 흔들림이나 미끄러짐 등 없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1시간 넘게 달려 장대비가 잦아들 때 쯤 국경을 넘어 오스트리아 시골 마을의 좁은 산길에 진입했다. 컴포트 주행 모드는 계속 유지했다.
알프스산맥 자락의 굽이진 비탈길이었지만 안정적인 코너링과 함께 오르막 주행도 거뜬했다. 트렁크에 무거운 캐리어와 배낭을 가득 싣고 덩치가 큰 성인 남성 두 명이 탔지만 뒤로 밀리거나 힘에 부치는 느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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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과 마지막날 이어진 주행에서도 오스트리아 산길과 좁은 시내 도로, 고속도로, 다시 뮌헨으로 돌아오는 330여㎞의 코스를 달렸다. 비가 그치면서 가속 주행에 초점을 맞춰 달렸다. 주행 모드를 레이스로 바꾸자 배기음부터 웅장했다.
시속 100㎞까지 4.6초 만에 도달하는 가속 쾌감이 그대로 전달돼 진짜 레이서가 된 기분이 들었다. 가속 페달 질감은 가볍지 않고 다소 묵직해 밟는 맛, 달리는 맛이 몸에 그대로 전달됐다.
브레이크 페달 질감은 다소 가볍고 감속 시 밀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운전자의 조작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었다. 쉴 새 없이 굽이진 산길에서의 핸들링도 부드러워 '골프R'이 지난 날렵함을 배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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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상황과 조향, 제동, 가속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세부적인 댐퍼 감쇠력 조절이 가능한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기민하고 정밀한 차 제어를 도와주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휠'도 기본 적용돼 '골프R'이 지닌 주행 퍼포먼스를 가감 없이 구현했다.
'골프R'은 기존 골프가 지닌 날렵함에 한층 역동적인 퍼포먼스까지 발휘하도록 설계돼 SUV·세단 등 다른 유형의 차보다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떨어지는 해치백의 편견을 깨부수기에 충분했다.
날렵하고 역동적인 주행 능력을 발휘한 '골프R'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ℓ당 11.8㎞, 실제 주행에서는 9㎞~10㎞ 정도를 나타냈다.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지만 독일 기준 5만5500여유로(약 9000만원) 부터에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