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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바바의 협력이 업계 양강인 쿠팡과 네이버의 독주 체제에 강력한 도전이 될 전망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이 단순한 경쟁을 넘어, 쿠팡의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과 알리 기술력의 강점인 '인공지능(AI) 개인화 추천' 간의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 분석했다.
18일 이은희 교수는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경쟁의 핵심을 소비자들이 '로켓배송'의 편리함과 'AI 추천이 주는 재미'라는 새로운 가치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의 문제로 봤다. 이 교수는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 플랫폼의 진짜 강점으로 AI 개인화 추천을 통한 '독특하고 눈길을 끄는 상품'을 꼽았다.
이 교수는 "소비 생활 중 독특하면서도 예쁜 상품에 눈길이 가게 마련"이라며 "중국 플랫폼에는 그런 차별화된 생활용품이나 패션 제품이 많고 초개인화 AI 추천이 고도화돼 있어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을 상당 부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알리의 이러한 강점이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상륙하면 쿠팡이 쌓아 올린 '로켓배송'의 편리함이라는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사 모델 네이버 파이 먼저 잠식할 수도
이 교수는 신세계와 알리의 연합이 단기적으로는 쿠팡보다 네이버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알리와 G마켓의 결합이 '초저가'를 핵심 전략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며, "이러한 저가 정책은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보다는 다양한 판매자가 입점해 가격 경쟁을 벌이는 네이버 쇼핑 모델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기에 앞서 유사한 모델을 가진 네이버의 시장을 먼저 잠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G마켓의 기존 가입자 상당수가 이미 쿠팡으로 이동한 상황이지만, 알리와의 연합은 이탈했던 고객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모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일단 궁금해서라도 한번은 와볼 것"이라며 "이들을 계속 붙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저렴한 것을 넘어 다이소처럼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가성비'를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연합 시너지가 기대되는 '역직구' 분야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교수는 "유통 채널을 열어준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건 아니다"라며 국내 상품이 해외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K푸드나 K뷰티 등 이미 경쟁력이 입증된 분야는 가능성이 있지만, K패션 등 일부 품목은 중국산 제품과의 차별화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공적인 역직구를 위해서는 'K'라는 특성을 잘 녹여내면서도 뛰어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 전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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