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광학 시스템 전문기업인 그린광학이 코스닥 상장을 본격화했다. 사진은 그린광학 로고. /사진=그린광학

초정밀 광학 시스템 전문기업 그린광학이 코스닥 상장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이를 불안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황화아연(ZnS) 소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용화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전방산업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 변수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19일 그린광학이 최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신주 200만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1만4000~1만6000원으로 280~320억원 자금조달이 목표다.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관 수요예측은 다음달 17~23일까지 실시하며 청약신청은 다음달 27~28일 진행된다. 대표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강점(Strength)

그린광학은 첨단 산업 분야 기업에 고성능 광학 소재 및 제품을 공급한다. 사진은 우주산업에 사용되는 대형 연마 장비. /사진=그린광학

그린광학은 방산, 디스플레이, 반도체, 우주항공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고성능 광학 소재 및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4월 원스톱 제조 기술과 징크설파이드(STD-ZnS & MS-ZnS)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전문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기술성평가 A·A 등급을 획득했다.


주요 제품은 유도무기 탐색기(Seeker), 레이저 대공무기, 위성용 대형 반사경, 반도체 검사장비 광학 모듈 등으로 모두 고부가가치 광학계로 평가된다. 특히 적외선 광학 부품에 쓰이는 황화아연(ZnS) 소재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용화해 해외 방산업체에 양산, 공급 중이다. 지난 6월 ZnS 4호기 설치를 마치고 6월말부터 양산 가동을 시작했으며 5호기도 올해 3분기 중 가동 예정이다.

그린광학 관계자는 "기술특례 상장인 만큼 독자적인 기술이 중요한데, 다른 업체와는 다르게 원스톱 생산 체계를 갖춘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적도 안정적이다. 최근 5년간 평균 3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주요 고객으로는 국내외 방산업체와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을 확보했다. 작년 매출액은 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8%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7% 늘었다.


수익성 역시 양호하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23.38%를 기록해 업종평균(20.40%)을 웃돌았다. 이는 2023년 대비 약 5.2%p 상승한 수치다. 최근 3년 동안 매출채권 회전율은 업종평균(4.6회)을 크게 상회하는 8.6회를 기록했다.

약점(Weakness)

그린광학은 매출이 방산·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소수 고객사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상위 3개 고객사 매출 비중은 48.4%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는 같은 고객사들이 53.7%를 차지했다. 매출이 특정 고객사에 편중된 구조여서 이들의 사업·투자 계획 변화나 거래 관계 변동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매출이 특정 분기에 몰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2023년과 2024년 모두 4분기 매출액이 연간 총매출의 36% 이상을 차지해 다른 분기보다 비중이 높았다. 이처럼 매출이 4분기에 집중되면 납품 지연이나 고객사 발주 취소 같은 변수가 발생했을 때 연간 실적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4분기 납품이 예정된 주요 프로젝트가 고객사 사정이나 외부요인으로 다음 회계연도로 이연될 경우 해당 연도의 매출과 이익 실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 편중 문제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했다.

기회(Opportunity)

그린광학이 글로벌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사진은 그린광학 근로자의 모습. /사진=그린광학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미국 수출 제재를 받게 됐다. 그 반사이익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도 긍정적인 신호이다. 그린광학 역시 H사와 장기간 이어온 장비 내 광학모듈 공동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신규 매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광학은 반도체 검사장비용 초정밀 광학모듈을 국산화하며 웨이퍼 결함 검출 공정에 적용되는 핵심 부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5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해당 모듈은 해외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과 동등 이상의 성능을 갖춰 국내 반도체 장비 산업의 자립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 제조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아시아 지역 주요 공급망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는 안정적인 국내 매출 기반에 더해 해외 수요 확대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위협(Threat)

글로벌 경기와 공급망 리스크는 그린광학에 위협으로 꼽힌다. 사진은 그린광학 생산 및 연구 시설. /사진=그린광학

그린광학은 사업 특성상 글로벌 경기와 대외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방산·디스플레이·반도체·우주항공 등 주요 전방산업은 거시경제 흐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투자 위축, 발주 지연, 단가 인하 압력 등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원재료를 해외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율 급변, 미·중 무역분쟁, 특정 국가의 수출 규제 강화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다. 이로 인해 원가 부담 확대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생산 지연, 납기 불이행 등으로 재무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여기에 시장 내 경쟁 심화도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공격적 투자로 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도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신규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는 단가 인하 압력으로 이어져 수익성에 부담을 주고 주요 고객사가 공급처를 다변화할 경우 점유율과 매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그린광학 관계자는 "국산화·내재화를 강점으로 일부 소재는 자체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어 경쟁 심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자체 생산이 어려운 원재료는 구매처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