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 가운데서도 높은 기술성과 양호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목받는 큐리오시스에 대표 리더십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사진은 큐리오시스 제품 이미지./사진=큐리오시스

기술특례상장 가운데서도 높은 기술력과 양호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주목받는 큐리오시스에 대표 리더십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낮은 지분으로 친인척 기업과의 관계를 관리하면서 재무적 투자자(FI) 이탈을 막고 사업을 궤도 위에 올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10일 큐리오시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희망 공모가 1만8000~2만2000원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공모금은 216억~264억원을 목표로 하며,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관 수요예측은 16~22일이고 청약은 27~28일 예정이다.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강점(Strength)

큐리오시스는 큐리오솔루션으로 일컫는 실험실 자동화(랩 오토메이션) 기술을 개발한다.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 실험실에서 대규모 샘플 처리와 복잡한 연구를 신속·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게 돕는 기술이다.


큐리오솔루션은 라이브셀 이미징 기기 셀로거와 세포 분리·농축 시스템 셀퓨리 등으로 나뉜다. 셀로거는 세포가 자라는 환경에 맞게 설계한 고온다습 인큐베이터에서도 세포를 가장 적합한 상태로 장기간 관찰·분석할 수 있게 한다. 셀퓨리 시리즈는 하나의 미세 유체칩으로 세포 농축·분리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방식인 원심분리를 대체한다.

해당 기술들은 비교적 높은 기술성과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큐리오시스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개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각각 A등급을 받았다. A등급은 기술력이 동종기업 대비 높고 기술환경 변화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다.

한 기관은 "큐리오시스 제품은 3년 내 수상 22건, 신제품(NEP) 2건과 GMP 등 인증 8건을 획득했다"며 "글로벌 제품 만족도 평가사인 셀렉트사이언스에서 지난해 브론즈 마크를 수상하고 글로벌 기업 등과 공동 제품 개발 협약을 하는 등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기관은 "올해 3개 이상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일부 제품은 글로벌 바이오 분석장비 기업과의 제작자 개발 생산(ODM)을 통해 출시 예정"이라며 "이를 통한 실적 증가와 점유율의 확대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기술특례 상장사 가운데서는 자본과 부채 비율도 양호한 편이다. 최근 큐리오시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이 보통주 전환되면서 부채가 자본금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부채비율 60.41%와 유동비율 316.20%를 기록했다. 업종 평균인 98.01%와 162.38% 대비 안정적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는 부채(72억원)가 자본(66억원)을 다소 웃도는데 부채 영향이 제한적이다. 100% 자회사인 위위크가 발행한 전환사채(CB) 5억3910만원으로 인한 차이기 때문이다.

약점(Weakness)

글로벌 소수 대형 바이오테크 기업이 과점한 시장에서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실험실 자동화 시장은 서모 피셔(Thermo Fisher), 레비티(Revvity) 등 미국 기업과 독일 사토리우스(Sartorius) 등이 시장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큐리오시스는 비교적 후발 주자로 시장에 진입했다.

매출은 ▲2022년 40억원 ▲2023년 26억원 ▲지난해 46억원 ▲올해 상반기 32억원 등으로 특례 상장사 특징인 매출 성장세가 선명하지 않다. 수익성은 여타 특례 상장사처럼 아직 손실이다. 영업손실은 ▲2022년 42억원 ▲2023년 64억원 ▲지난해 63억원 등이다.

회전율 낮은 재고자산도 늘고 있다. ▲2022년 13억원 ▲2023년 19억원 ▲지난해 20억원으로 회전율은 지난해 기준 2.31회다. 업종평균 5.38회 대비 낮다.

기회(Opportunity)

사진은 큐리오시스 제품 이미지./사진=큐리오시스

세계 실험실 자동화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49억달러에서 2029년 약 21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연평균 7.90%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큐리오시스는 미국 글로벌 바이오테크 기업과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고 여러 제품에 대한 공급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셀로거 M26 제품은 지난해 4월18일 MOU 이후 올해 6월 최초 공급을 시작했다. 큐리오시스는 셀로거 M26 뿐아니라 셀로거 하이퍼와 셀퓨리 프로 등 시장 공략을 위한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위협(Threat)

큐리오시스는 상장 이후 경영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는 위험이 있다. 윤호영 대표를 포함한 최대주주 등 지분은 상장 후 28.25%로 이사회 의결을 방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미 회사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FI)가 이탈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최대주주 등과 공모주주 지분(15.22%)이 낮은 이유는 여타 지분 대부분이 FI 몫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상장 초반 유통가능 물량이 ▲첫날 32.96% ▲1개월 50.10% ▲3개월 62.57%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회사와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친인척 회사와의 관계도 위험 요인이다. 상장 뒤 큐리오시스 지분 7.36%를 보유하는 지산주식회사는 부동산 개발·임대업체로 바이오테크와는 무관하다. 윤준영 대표가 있는 지산은 윤호영 대표 친인척 소유 법인으로 큐리오시스에 담보 대출을 제공하는 등 내부 거래를 맺어왔다. 큐리오시스 자회사 위위트 지분을 지산 산하 법인인 신전이 보유했다가 다시 큐리오시스가 인수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친인척 회사와의 관계에 대해 "사업적 관계는 앞으로도 없고 우호 주주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영진은 신규 시장에서 제기되는 각종 특허 분쟁에도 대응해야 한다. 큐리오시스는 상장 전에도 나노엔텍, 제이시스메디칼 등과 특허 소송을 치른 바 있다.

나노엔텍이 제기한 소송에서는 1심 패소 이후 나노엔텍 특허무효 소송으로 반격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현재는 분쟁으로 발생한 손실을 나노엔텍에 묻는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제이시스메디칼에는 큐리오시스가 미용 의료기기 제품군 출시를 준비하며 선제적으로 특허 무효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인정받았다.

큐리오시스 관계자는 FI 지분과 관련해 "상장 후 전체 주식수 중 약 34%로 높은 편은 아니고 이 중 약 70%가 흔쾌히 보호예수를 동의한 상태"라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에 대해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새로 손바뀜될 투자자분들께도 지속적인 기업 정보 공개와 홍보를 통해 비전을 소통하고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특허 분쟁에 대해서는 "상장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 중 하나가 지식재산권(IP) 보호"라며 "제품 기획 단계부터 IP 확보 전략을 세워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변리사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운영하고 외부 컨설팅도 적극 활용 중이고 상장 이후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분쟁들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