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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실적을 기반으로 코스닥 상장하는 환경시험 장비 기업 이노테크에 지나친 매출 편중과 모호한 밸류 기준이 위험으로 떠오른다.
16일 이노테크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희망 공모가 1만2900~1만4700원으로 227억~259억원을 모을 계획이다. 공모가를 결정하는 기관 수요예측은 오는 25일~다음 달 1일 실시하며 13~14일 청약한다. 주관사는 KB증권이다.
강점(Strength)
이노테크는 복합 신뢰성 환경시험 장비를 개발·제조한다. 전자제품과 부품에 온도·습도·진동·진공 등 가혹한 조건에서 성능 저하나 결함이 발생하는지 검증하는 장비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을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고품질로 출시하는 데 필수적이다.이노테크는 주로 디스플레이 제품 신뢰성 검사를 수행하는 장비를 생산한다. ▲저온(-70℃) ▲고온(250℃) ▲고온/고습(85℃/85%) 등 상태에서 제품 변화와 결함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 설립 초기부터 기술 내재화와 장비 국산화에 집중해 해외 장비 의존도를 줄였다. 현재는 장비 설계·공급과 납품 후 유지보수를 포함한 솔루션을 갖췄다.
재무적으로는 성장성·수익성 모두 우수하고 재고·외상·부채 관리도 양호하다. 매출은 2022년 87억원에서 지난해 167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도 상반기만 167억8500만원으로 지난해 연 매출을 넘었다. 영업익도 1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9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까지 20%대 중반이었고 올해 상반기는 41.30%에 달한다.
부채비율도 올해 상반기 56.3%로 안정화돼 업종 평균(95.2%)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2022년 14.1회 ▲2023년 17.0회 ▲2024년 11.7회 ▲올해 상반기 13.6회로 업종 평균(5.0회)보다 높다. 매출채권 회전율 또한 올해 상반기 기준 5.8회로 평균(4.8회)보다 나은 수준이다. 경영권도 안정적이다. 상장 뒤 장석준 대표 지분만 35.4%이고 배우자 등을 더해 38.6%에 달한다.
약점(Wea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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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90%를 삼성디스플레이에만 의존하는 것은 약점이다. 별도 기준 매출로 ▲2022년 91.1% ▲2023년 87.7% ▲2024년 96.9% ▲올해 상반기 92.2%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발생한다.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요소일 뿐 아니라 경쟁에 취약한 구조를 만든다. 세계 복합 신뢰성 환경시험 장비 시장은 해외 주요 기업들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다. 일본 에스펙(ESPEC)이 오랜 업력과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약 16.7% 점유율을 차지한다. 에스펙은 한국에도 지사를 둔 기업이다.
▲독일 바이스테크닉(7.4%) ▲미국 서모트론(5.2%) ▲중국 광저우-GWS 엔바이어멘탈 이큅먼트(3.4%)와 토밀로(3.4%) 등 기업이 뒤를 잇는다. 나머지 63.9%를 점유율 3%·관련 매출 5400만달러(749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한다.
이노테크 관계자는 매출 편중과 관련해 "현재 디스플레이에 집중된 신뢰성 복합 환경시험 장비 기술을 개발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여러 산업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매출 구조를 지금보다 균형 있게 가져가는 것이 내부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변화가 많은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목표치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회(Opportunity)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전방 산업과 환경시험 시장 모두 성장세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복합 신뢰성 환경시험 장비 시장은 약 20억2700만달러(2조8108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31년에는 약 27억54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노테크는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차전지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검사장비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공모금 대부분도 평택 공장 신축에 사용할 예정이다.위협(Threat)
비교기업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은 위협요인이다. 이노테크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제출한 자료에서 ▲예스티 ▲큐알티 ▲3S ▲동아엘텍 ▲플렉시고 ▲냉열 등을 경쟁사로 꼽았다.이들 가운데 실제 공모가를 정하기 위한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기업은 예스티뿐이다. 상장사 가운데서는 큐알티와 3S가 유사 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됐고 동아엘텍은 재무가 다르다는 사유로 뺐다. 대신 선정한 기업은 예스티를 포함해 ▲프로이천 ▲AP시스템 ▲비아트론 등이다.
이노테크 관계자는 실질적인 경쟁사에 대해 "국내외 상장사 가운데 직접적으로 동일한 경쟁사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저희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상장사들도 일부 관련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나 적용 가능 분야가 제한적이거나 기술적 완성도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상장 초반 유통 물량도 다소 부담이다. 첫날은 32.48%로 통상적인데 ▲1개월 50.90% ▲2개월 57.83% ▲3개월 60.73% ▲6개월 65.12%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