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약세다. 사진은 비트코인 코인 암호화폐 일러스트레이션. /사진=로이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비트코인 11만달러(약 1억5518만원)선이 무너지는 등 가상화폐가 연일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4년 주기 상승 사이클이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으면서도 장기적으론 우상향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2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4분 기준 비트코인 10만9710달러(약 1억5477만원)에 거래된다. 24시간 전보다 2.58% 내린 수준이다. 7일 전 대비 6.40% 하락했다. 지난 6일 이후 처음으로 가격이 11만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연준의 '스몰컷' 기준 금리 인하 직후인 지난 19일 한때 비트코인은 11만8000달러(약 1억6647만원)에 근접했으나 이후 약세를 보인다.


알트코인 낙폭은 더 크다. 한때 5000달러(약 705만원)선을 넘보던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3.54% 떨어진 3943.89달러(약 556만원)에 거래된다. 엑스알피(리플)도 3달러선에 못 미치는 2.76달러(약 3894원)에 거래되며 4.48% 내렸다.

"2025년 이후에도 상승세 이어질 것"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업계에서는 최근 이 같은 하락세가 금리 인하 후 자금이 가상자산에서 주식과 금 시장으로 빠져나간 결과로 풀이한다. 지난 22일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닛케이 등 아시아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금값도 연일 최고치를 돌파했다. 여기에 22일 대규모 포지션 청산까지 발생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코인글라스 통계를 보면 하루 동안 16억8000만달러(약 2조3708억원) 규모가 청산됐으며, 이 중 16억달러(약 2조2579억원)가 롱 포지션이었다. 바이비트 거래소에서만 8억9000만달러(약 1조2559억원)가 정리됐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식은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간밤 발표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탓이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8000건으로 지난 7월 중순 이후 두 달여 만에 신청 건수가 가장 낮았다. 이는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로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4년 주기론에 기반한 상승 패턴이 흔들리고 있다"면서도 "ETF(상장지수펀드) 출시와 디지털자산비축(DAT) 기업 등장으로 주기적 사이클이 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따라서 2025년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의 급락과 불확실성으로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나 장기적으론 상승세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 연방정부의 비트코인 전략비축(SBR) 매수 계획이 발표될 경우 큰 폭의 상승 전환이 가능하다"며 "만약 비트코인의 상승 사이클이 종료된다면 알트코인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반영됐다기엔 금과 나스닥은 여전히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점차 개선되면서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