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정체됐던 대치동 대표 노후단지 은마아파트가 49층 높이 5893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20여년간 재건축이 정체됐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49층 5893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 정비사업 최초 공공분양 주택도 도입한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2000년대 초반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 이후 여러 차례 재건축 계획을 변경해 2022년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2023년 높이 제한이 폐지됨에 따라 지난 1월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했고 8개월 만인 지난달 초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수권분과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영 주차장을 설치해 대치동 학원가 상습 주차난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개방형 공공도서관을 비롯해 국공립어린이집·치안센터·공원·저류시설 등을 마련한다.

은마아파트는 민간 주도 재건축에 공공분양이 결합된 사례다. 역세권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특례(300.0%→331.9%)를 적용해 655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기반시설이 우수한 역세권에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다. 완화된 용적률의 30~40%는 민간주택으로, 60~70%는 공공주택으로 공급한다.

용적률 특례로 추가 공급되는 655가구 중 195가구는 다자녀 중산층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한다. 나머지 227가구는 민간분양, 233가구는 공공임대다.

시는 은마아파트 외 5개 단지에서 역세권 용적률 특례 적용을 검토 중이다. 시는 구역 면적, 도로 등 단지별 입지와 주변 환경을 고려해 정비 계획 수립 단계에서 적정 용적률 범위를 검토하고 위원회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4424가구 노후 대단지다. 그동안 주거환경 개선과 안전 확보 필요성이 제기돼왔으나 층수 규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지하 관통 등으로 조합원간 의견이 대립해 사업이 지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은마아파트를 방문해 "서울시의 주택 공급 원칙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지원해, 시민이 원하는 곳에 좋은 품질의 주택을 빠르게 짓는 것"이라며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노후 주거지의 민간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