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의 '사후약방문식' 도민안전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13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이현창 전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 구례)은 최근 도민안전실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민의 생명과 직결된 기반시설 관리가 여전히 '땜질식 처방'과 '부서 간 떠넘기기'로 방치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28일 구례 지역에서 60대 자전거 운전자가 지방도 굴다리를 지나던 중 뒤따르던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 사고는 조명 하나 없는 어두운 굴다리에서 일어난 인재"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4차선 이상의 긴 굴다리는 한낮에도 중간 지점이 '암흑천지'로 변한다"며 "운전자가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진입할 때 눈이 어둠에 적응할 시간(암순응)이 필요한데 현재 굴다리는 조명시설이 없는 곳이 많아 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위험 지역을 사전에 파악하고 조명을 설치하는 것은 도민안전실의 기본 업무임에도 이를 방치한 결과 결국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비효율적인 행정으로 인한 예산 낭비와 산사태 취약지 관리실태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의원은"시·군마다 설치하는 원형교차로 역시 마찬가지"라며 "설치 후 1~2년 뒤에야 야간 시인성을 높이겠다고 조명이나 반사경을 뒤늦게 추가하는 일이 반복되는데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했다면 예산 낭비는 없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도내 산사태 취약지구가 2000여 곳에 달하지만 재난 발생 시 여전히 100% 주민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산림과에 산사태 모니터링 CCTV 설치를 요구해도 예산 핑계로 거부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도민안전실이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적극 나서야 한다"며 "사고가 발생한 암흑 굴다리에 대한 전수조사와 조명 설치를 즉각 시행하고 산사태 통합 관제시스템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안상현 도민안전실장은 "굴다리 사고 위험 지적에 깊이 공감하며 운전자의 암순응 문제를 고려해 도내 유사한 굴다리를 전수조사하고 조명시설을 보강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원형교차로 신규 설계 시 처음부터 야간 시인성 확보 방안을 포함하겠다"며"산사태 취약지구의 경우 주민 신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CCTV 설치 등 다각적 관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