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민주당 당 대표(가장 오른쪽)가 14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5' 현장을 찾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양진원 기자

게임산업을 독려하기 위해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5'를 찾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고개를 숙였다. 게임 산업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다 승부조작으로 퇴출된 선수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상경 이후 상처 입은 e스포츠 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정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논란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어제 부산 G-STAR 현장방문에서 추억의 스타크래프트 레전드 선수들을 호명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을 언급함으로써 팬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2005년 E-sports를 사랑하고 E-sports 발전을 위한 게임산업진흥법을 최초로 대표발의하고 만든 장본인으로서 스타크래프트를 추억하고 E-sports를 더욱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하다가 부지불식간에 본의 아니게 큰 실수를 했다"며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고 스타의 역사를 함께 써온 팬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잘 살피지 못한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고 반성했다.

전날 정 대표는 지스타 현장을 찾은 이후 민주당 관계자 및 게임종사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모두 발언 중 그는 자신이 스타크래프트 유저임을 강조하면서 과거 의정활동부터 게임산업에 지대한 관심이 보여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당시 서지수 선수와 스타크래프트 시범게임을 했는데 5분도 못 버텨서 패하고 말았다"며 "그 이후로 게임를 배워서 이윤열, 임요환 선수와도 (경기를) 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생각해보니 과거 세계적인 명성을 날린 임요환을 비롯해 이윤열, 홍진호, 마재윤, 박성준 선수들이 지금은 어디 가서 뭐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며 "실제로 은퇴한 프로게이머들이 제도권 내 자리잡지 못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가 언급한 마재윤은 프로게이머 중 승부조작에 가담해 2010년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게이머까지 해당 조작에 끌어들였다며 중대한 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그를 영구제명됐다.

마재윤이 언급되자 현장에 있던 기자들과 관계자들은 해당 발언을 우려했고 스타크래프트 팬들 사이에선 정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정 대표는 해당 논란을 다시 한번 사과하면서 앞으로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17대 국회부터 E-sports가 국가 미래성장동력이자 효자산업임을 역설하고 E-sports의 대한체육회 정식종목채택 주장 등 E-sports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주장해 왔다"며 "지금도 스타를 즐기며 스타에 대한 애정도 깊다"고 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께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문화예술정책의 대전환으로 문화강국의 꿈을 실현하고 있듯이 E-sports 게임산업에 대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등 게임산업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