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노조가 13일 새벽 4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며 시내버스 운행률이 6.80%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는 비상수송대책을 총동원했지만 노사 협상 결렬을 빠르게 예측하지 못했고 대응 마련이 늦어져 시민 출퇴근길 교통 불편을 야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청에서 비상수송대책을 발표하고 25개 자치구에 무료 셔틀버스 677대를 긴급 배치, 134개 노선을 운행한다고 밝혔다. 지하철도 증편해 출퇴근 혼잡시간을 1시간 연장하고 막차 시간은 종착역 기준 새벽 2시로 늘려 총 172회를 추가 운행키로 했다.
현재 운행 중인 버스는 전체 차량 기준(약 7018대) 6.80% 수준으로 478대로 파악됐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2024년 3월 이후 1년 10개월 만으로 당시 파업 첫날의 운행률은 5.98%였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버스가 하루 빨리 정상 운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날 늦은 시간까지 노사 조정 결렬을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전날 "협상 타결을 예상하고 새벽 4시쯤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이진구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노사가 임금체계 개편을 놓고 1년 넘게 의견을 조율했고 파업만은 막아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노조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제안도 받지 않고 협상 결렬을 선언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파업 대책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 일부 정치인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며 오세훈 시장 책임론을 주장하는 것은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시민 혼란만 키울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홍익표 전 원내대표는 서울시가 소통을 회피한 것처럼 말씀하셨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재정 부담 하루 10억원
파업 첫날 오전 서울 도심 곳곳에선 시민들의 발이 묶여 혼란을 겪었다. 직장인 A씨는 "버스 파업을 모르고 나왔다가 대기 전광판이 꺼져서 지하철까지 뛰어갔다"고 토로했다. 버스를 무작정 기다린 직장인 B씨도 "20분 넘게 기다리다가 택시도 잡히지 않아서 가족의 도움을 받아 겨우 출근했다"고 말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임금체계 개편이다. 버스조합은 인천 등 타 지자체의 기준을 따라 정기 상여금의 통상임금 반영→임금체계 개편→최종 인상률 10.3%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인천 버스 노사 협상 수준인 9.3%보다 높은 인상률이라는 게 버스조합의 설명이다.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협상 결렬 후에도 한 시간가량 노조를 설득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며 "지방 시내버스도 어려운 상황에 협상을 타결했는데 서울시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노조가 더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이사장은 "동아운수의 대법원 판결이 노조 주장대로 뒤집히면 추가 비용을 소급해 지급하겠다"며 사실상 '최대치 수용안'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운수 사건은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가 핵심인데 2024년 12월 대법원 판례는 상여금 포함 취지로 인정됐고 노사 둘 다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반면 버스노조는 3.0% 인상을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재안인 0.5% 인상에 대해 차이가 너무 크다는 입장이다. 통상임금 결정에 따른 추가 임금 지급에 대해 버스노조는 "대법원 확정 후에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협상과는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서울시의 재정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하루 평균 약 10억원을 들여 전세버스 약 700대를 임차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상수송대책이 길어질수록 예산 비용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