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인사들이 정부 공공기관장에 대거 기용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부동산원·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스알(SR)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이 기관장 인선을 추진, 그동안 국토부 출신이나 학계·기업 인사 등이 맡던 자리들도 정치권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H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해 12월 내부 인사 3인을 사장 후보로 추천했지만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LH는 내부 인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이후 새로운 후보자들을 꾸릴 예정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LH 사장은 내부 인사로 임명하지 않겠다"며 인사 기조를 명확히 했다. 이에 사장 후보 추천을 위한 임추위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불가피해졌고 일정은 더욱 미뤄지게 됐다. LH 관계자는 "현재까지 임추위 관련 주주총회 등 진행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초 LH 사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세용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는 인사 진행 상황에 대해 "인사권자의 판단에 따를 사안이어서 언급하기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공공기관 인사 시스템 수술대
수장 공백이 6개월째 이어진 HUG도 최인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임 사장으로 거론된다. 최 전 의원은 부산 사하갑에서 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맡아 주택·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HUG는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사장 후보를 의결할 예정이다. 이후 국토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부동산원은 이헌욱 변호사가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이자 GH 사장을 지낸 인물로 기본주택 공약 설계자로도 알려져 있다. 부동산원은 정부가 추진한 '주간 통계 개편'의 과제를 안고 있다. 정책 방향성과 전문성을 요구받는 자리이기 때문에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가 적임자라는 평가다.
역대 가장 많은 정치권 인사가 수장을 맡았던 코레일 사장 후보군에는 정희윤 전 인천교통공사 사장, 이종성 전 서울메트로 신사업지원단장 등 다양한 후보군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R 대표이사 후보로는 정왕국 전 코레일 부사장, 김오영 전 SRT 운영실장, 서훈택 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SR 관계자는 "인선은 다음 달 말을 목표로 하고 있고 3월 초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국회의원 출신의 함진규 사장이 다음 달 임기 만료된다. 도로공사 수장까지 교체가 이뤄질 경우 국토부 산하 핵심 공공기관 대부분이 새 인사로 재편된다. 관가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 출신의 기관장 인선이 국정 방향과 빠른 속도로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관 전문성이 약화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