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인생 재수강'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주의 책 / <어느 특별한 재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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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생 재수강'이 필요한 이들에게
스물여섯이라는 나이에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돼 40년 6개월 동안 교단에 서 ‘최연소, 최장기’ 교수라는 기록적인 타이틀을 단 곽수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그는 우리나라에서 경영학의 개념조차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던 시절,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와 국내 경영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1만여 제자들이 그의 수업을 들었으며, 그 중 1000여명이 CEO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30년 전 그가 맡은 ‘생산관리’ 수업은 학생들에게 악명이 자자했다고 한다. 과제가 많고 시험이 어려워 많게는 수강생의 40% 가까이 F학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학생들 사이에서 ‘생산관리’가 아닌 ‘생사(生死)관리’로 불렸다고 한다. 이 수업에서 A학점을 받았던 한 제자가 있었다. 생산관리에서는 훌륭한 성적을 받았지만 생사관리 즉, 인생이라는 과목에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을 수 없었다. 그는 옛 스승을 찾아가 재수강을 신청했고, 스승은 흔쾌히 이를 허락했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한 <어느 특별한 재수강>은 동명의 책으로 엮여, 우리에게 소중한 청강의 기회를 주고 있다.

‘재수강’은 스승의 ‘나무 농장’에서 진행됐다. 스승은 2006년 은퇴한 후 나무를 가꾸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스승과 제자는 나무 농장에서 함께 걷고 일하며 대화를 나눴다. 그 중 ‘성공한 삶’에 대한 제자의 질문에 스승이 답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 “내 주변에 변화를 일으키는 삶이지. 하지만 그 전에 말이야. 우선 자기가 삶의 허상을 제거하고 자신만의 삶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필요해요.”

우리는 ‘내가 바라는 삶’보다는 ‘다수가 바라는 삶’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곤 한다. 하지만 ‘다수가 바라는 삶’이라는 것은 실상 존재하지 않는 허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삶의 허상을 제거하고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스승은 나무 가격을 매기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면에서 잰 나무의 굵기가 1센티미터면 1점으로 친다고 한다. 이 점수에 따라서 나무의 가격이 매겨지고, 점수가 높을수록 나무 가격도 급격히 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승은 단순히 굵기가 아닌 다른 기준으로 나무의 점수를 매긴다고 한다. 그 나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랐는지, 어떤 방향으로 어떤 형태로 가지를 뻗었는지 두루 따져봐야 점수를 제대로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에요. 그저 나이를 한살, 두살 더 먹어 연륜의 나이테가 1점씩, 2점씩 쌓여간다고 해서 100점짜리 인생은 아니거든.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가, 그 인생이 다른 사람의 삶에 얼마나 긍정적인 기여를 해왔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지. 그래야 그 삶이 제대로 된 삶이었는지, 그냥 대충 지나온 삶이었는지 알게 되지 않겠어요?”

스승은 책을 통해 말한다. 인생은 단순히 밑동의 굵기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고. 비록 작고 보잘것없어 0점으로 보이는 잡초라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100점도 될 수 있다고. 인생의 한가운데서 ‘재수강’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이 특별한 수업의 청강을 권한다.

곽수일, 신영욱 지음 | 인플루엔셜 펴냄 | 1만48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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