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달러 역습'에 울거나 웃지 못하거나

글로벌 '쩐의 전쟁', 환율전쟁 / 기업들, 환율을 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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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요즘 가장 핫한 금융용어는 '슈퍼달러'와 '엔저'다. 올해 하반기 환율전쟁은 이전보다 더 치열하고 복잡해졌다. <머니위크>는 앞으로 환율전쟁의 주도권을 어느 나라가 잡을지,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전략을 마련 중인지 알아봤다.
올 하반기 들어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강세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강달러 현상에 수출기업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한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수출기업들의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반면 강달러에 직접 영향을 받는 원자재 수입가공기업인 석유화학이나 식품기업들의 분위기는 생각만큼 어둡지 않다. 요동치는 환율시장 속 예상치 못한 표정을 짓는 국내기업들의 속사정을 알아봤다.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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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한재호 기자
/사진=뉴스1 한재호 기자

수출기업, "강달러에 웃다 엔저에 운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다. 현 상황에서 수출기업들에게 이보다 적합한 말이 있을까. 지난 10월2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055.10원으로 달러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 이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에게 달러강세는 일단 유리하다.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개선과 함께 수출채산성이 좋아질 수 있어서다.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 조사에 따르면 올 4분기 EBSI는 101.3을 기록해 전 분기 대비 수출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가 소폭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큰 폭으로 요동치는 환율변동성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여건 악화, 수출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의 화폐가치 하락이다. 수출기업들이 전 분기에 이어 여전히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환율변동성에 대해선 대응체제를 공고히 하는 한편 엔저와 위안화 하락 등 주변국 정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환율변동성에 대해 단기적 대응보단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원가절감 노력이나 물류효율화, 다국에서의 통화결제 등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다국 통화결제란 달러화에만 의지하지 않고 현지결제비중을 높였다는 의미다. 달러 환율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특정 국가의 통화가치가 오르면 다른 국가의 통화가치가 내려가기 때문에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 3분기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곤두박질 쳤다. 3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112만8999대로 전년동기 대비 1.8%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8.0% 감소한 1조6487억원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국 차는 더 많이 팔았지만 환율악재로 영업익이 감소한 셈이다. 현대차의 매출에서 수출은 70%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차로선 달러강세로 돌아선 4분기 분위기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대차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달러인덱스(Dollar Index) 영향으로 수출경쟁국인 일본의 엔화가치도 떨어지면서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은 "그동안 일본기업들이 주저해왔던 단가인하가 본격화된다면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엔저가 문제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이미 올해 판매 목표대수를 채웠고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머니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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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기업, "원료값 상승보다 무서운 글로벌 정세"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기업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수입원자재 가공에 주력하는 중소기업이나 외국산 곡물 수입비중이 높은 식품업체, 원유 수입비중이 큰 정유사·석유화학업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곡물 원재료 수입량이 많은 식품기업들은 "아직은 환율에 대응할 수준은 아니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인 상황이고 인덱스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달러강세로 입는 피해가 크지 않다는 것.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아직 원자재 수입대책을 마련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미리 원자재를 구입하는 등 기본적 대응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와 석유화학업체는 어떨까. 정유사들은 올 상반기 국제유가와 환율 동반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원자재인 국제유가는 떨어졌지만 원/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판매수익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정유부문에서 GS칼텍스가 2369억원, 에쓰오일 2059억원, SK에너지는 17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오일뱅크만 영업이익 1428억원으로 유일하게 이윤을 남겼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오히려 달러강세가 실적 반등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이익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 환율하락과 3·4분기 유가하락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달러강세기조 유지로 유가의 추가적인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연간 영업이익 244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화학기업인 금호석화 역시 달러강세기조에 대해 "나쁘지 않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원료 구매를 대부분 달러로 하기 때문에 판매국에서도 대부분 달러로 통일해 거래한다"며 "또한 환율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재 연속 구매로 환차손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금호석화는 중국 등 아시아시장의 매출비중이 가장 크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
www.moneyweek.co.kr) 제3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박효주
박효주 [email protected]

머니위크 박효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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