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CES 2026'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를 처음으로 실물 시연한다.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앞세워 피지컬 AI 역량을 선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2026년 1월5일(현지시각) 막을 올리는 CES 2026 최대 관전 포인트는 '피지컬 AI'다. 그동안 생성형 AI가 화면 속 텍스트와 이미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물리적인 몸체를 가진 로봇이 인간의 지능을 입고 현실 세계로 튀어나오는 단계에 진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 2026 테마를 '파트너링 휴먼 프로그레스(Partnering Human Progress):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정했다. 추상적인 개념에 머물렀던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자동차 생산 라인에 투입해 '돈을 버는 로봇'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이 내세운 핵심 전략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다.

이번 CES에서 세계 최초로 실물 시연되는 차세대 아틀라스는 기존의 유압식 모델과는 차원이 다른 유연성과 지능을 갖췄다. 핵심 동력은 '대규모 행동 모델'(LBM)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연 모습.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LBM은 마치 인간이 선배의 동작을 보고 일을 배우듯, 원격 조작자의 동작 데이터를 학습해 로봇 스스로 최적의 움직임을 판단한다. 기존 로봇들이 사전에 입력된 수천 줄의 코딩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였다면 LBM을 탑재한 아틀라스는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서도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이어간다. 부품을 집으려다 떨어뜨리면 당황하지 않고 다시 주워 올리거나 상자 뚜껑이 닫혀 있으면 이를 열고 작업을 수행하는 식이다.

아틀라스의 외형적 진화도 눈길을 끈다. 새롭게 설계된 '세 손가락 그리퍼'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인간의 다섯 손가락을 흉내 내는 대신 신뢰성을 극대화한 세 개의 손가락으로 공구 사용부터 세밀한 부품 조립까지 거의 모든 작업을 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간 전용으로 설계된 기존 공장의 협소한 공간과 복잡한 공구들까지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통해 자동차 제조 혁신을 이끌 계획이다. 현대차와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틀라스를 현장에 직접 투입하는 '온사이트'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연구실의 통제된 환경이 아닌 생산 현장에서 로봇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인간 작업자와 얼마나 안전하게 협업할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검증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연 모습.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완전 자동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특정 위치에 고정돼 반복 작업만 수행했다면 아틀라스는 공장 곳곳을 누리며 필요한 공정에 투입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을 구현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SDF는 모든 제조 과정이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연결되는 첨단 스마트팩토리다. 현대차는 SDF 환경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을 학습시키고 이렇게 진화한 로봇이 다시 제조 효율을 극대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CES 2026 현장에서 현대차는 아틀라스 외에도 로봇개 '스팟',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한 로보틱스 라인업을 통합 시연한다. 전시를 넘어 AI 로보틱스 연구 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체험존을 통해 관람객들이 기술 개발 과정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대차그룹의 AI 로보틱스 전략 발표는 2026년 1월6일 오전 6시 그룹 글로벌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