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잘 나가던 '화장품 1세대'의 몰락

CEO In & Out / 김광석 참존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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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회장(77)이 이끄는 참존그룹이 위기에 봉착했다. 중국 투자 실패로 그룹과 계열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고 일부 계열사는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뒤늦게 본사 사옥 매각 등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알짜 부동산 처분에 나섰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때 잘나가던 토종 1세대 화장품브랜드 참존은 왜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졌을까. 참존에 정통한 관계자는 "김광석 회장의 경영실패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위기에 놓인 참존을 다시 짚어봤다.

◆ "글로벌 매출 1조원" 외쳤지만…

"2020년,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

김광석 회장이 지난해 11월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공포한 말이다. 하지만 그의 야심찬 목표는 수포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졌다. 1조원 매출 달성은 커녕 그룹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참존의 2013년 당기순이익은 2억497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올해는 수익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존 측의 공개거부로 정확한 손실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본잠식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란 게 업계관계자의 전언이다.


참존의 위기는 중국 투자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참존은 2011년 중국 유통망을 대리상 위탁체제에서 상하이 직영법인체제로 전환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유통망은 외주를 통해 관리했는 데 이들과의 계약을 끊고 자체 유통망을 구축한 것이다. 당시 참존은 상하이직영법인을 필두로 중국 전역을 7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권역별 세부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때부터 참존의 몰락이 시작됐다. 참존의 순이익은 2011년 말 10억3900만원을 넘어섰다. 그런데 2012년 순이익이 4억1000만원으로 60% 이상 이상 떨어지더니 2013년에는 2억4000만원으로 고꾸라졌다.


참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김광석 회장이) 무리하게 유통망을 직영법인체제로 전환해 몰락의 길로 들어선 것"이라며 "오너의 판단착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참존그룹 관계자는 "중국 매출현황은 대외비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다만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김광석 참존그룹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김광석 참존그룹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면세점 카드 꺼냈지만… 무리수에 좌절

중국 유통망 실패에 따른 후폭풍은 예상외로 컸다. 김 회장은 뒤늦게 새로운 유통망을 구축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고심 끝에 나온 전략이 면세점 진출. 이미 중국에선 참존의 브랜드가 잘 알려진 터라 면세점에서 중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낼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올해 초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사업에 도전했다. 공항공사에 5년간 낼 임차료는 2032억원을 제시했다. 경쟁사 대비 2배가량 높게 써낸 액수다.

하지만 최종 사업계약을 위해 필요한 6개월치 임대료 277억원을 마감시한(2월23일)까지 납부하지 못해 자격을 박탈당했다. 기납부한 입찰보증금은 101억원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존은 임대료 277억원을 신용보증보험사의 보증보험증서로 대납하려 했지만 보증보험에선 이를 거부했다. 참존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 입찰 보증금을 날리게 된 참존은 뒤늦게 보증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걸었지만 승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입찰제한요청서에 '낙찰자가 통보일로부터 10일 이내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국가계약법에 의거해 입찰보증금은 인천공항공사에 귀속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참존의 계열사이자 아우디 딜러를 맡고 있는 참존모터스까지 자본잠식에 빠졌고 2007년부터 람보르기니를 수입·판매하던 참존임포트도 사업 입지가 줄었다. 이 회사는 올해 2월부터 딜러사 역할만 하고 있다. 수입 역할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참존모터스가 현금부족으로 차를 구입할 수 없어 수입사 역할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참존모터스는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 결과 영업손실 49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만 36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아우디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올해 적자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자 참존은 참존대치빌딩 등 본사사옥을 포함한 보유건물 처분에 들어갔다. 또 본사 건물을 담보로 261억원의 근저당도 설정해 놓은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참존대치빌딩은 지하 5~지상6층의 연면적 1만1385㎡(약 3443평)규모의 건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의 경영능력 부재로 참존이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며 "극적인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 한 극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피부전용약국 창업… 징역 살고 도피생활

김광석 회장은 한때 화장품업계를 주름잡은 1세대 화장품 중견기업 오너로 유명하다. 1990년대 화장품업계 2·3위를 다투며 '청개구리 박사'로 불렸다. 그러나 화려했던 전성기와는 달리 그의 첫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그는 1966년 피부전용약국인 '피보'를 운영하며 사업에 첫발을 디뎠다. 왜옴이라는 피부병이 유행하던 당시 그는 피부를 보호해준다는 의미를 담아 외용 연고제인 피보약을 개발했다.

약국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무허가 제품으로 보건당국에 적발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8억3000만원의 벌금형도 받았다. 그는 징역 6개월을 살고 나왔지만 벌금을 내지 못해 오랜 기간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지금의 참존 화장품을 개발해 벌금을 모두 낸 것으로 알려졌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성승제
성승제 [email protected]

금융을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금융 출입 기자입니다. 독자님들의 아낌없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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