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위기의 타이어업계… '생존공식' 찾아라

[머니S리포트] 코로나 악재에 美 반덤핑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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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 3사는 다가올 또 다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타이어 3사는 자존심을 세우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도 실속을 차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국내 타이어 3사는 다가올 또 다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타이어 3사는 자존심을 세우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도 실속을 차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힘겹게 버티며 고비를 넘겼지만 미국의 반덤핑관세 예고와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완성차 생산량 감축에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더해졌다.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통해 급한 불은 껐다는 평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다가올 또 다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타이어 3사는 자존심을 세우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도 실속을 차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 3사가 마주한 어려움과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대비하는지 살펴봤다.


타이어 삼총사, 수익에 펑크난다
美 반덤핑 과세에… 이리 ‘펑’ 저리 ‘펑’


한국타이어. /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 /사진제공=한국타이어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의 볼멘소리가 이어진다. 국산 타이어를 겨냥한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이 2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뚜렷한 돌파구조차 보이지 않아서다. 그동안 타이어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수출시장 점유율을 늘려왔지만 미국의 반덤핑 관세가 확정될 경우 가격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판매 절벽을 맛봤던 타이어업계에 올해 미국의 반덤핑 관세와 원자재값 인상까지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美 반덤핑에 떨고 있는 3사

미 상무부는 5월13일 반덤핑 예비 판정을 통해 결정한 ▲한국타이어 38.07% ▲금호타이어 27.81% ▲넥센타이어 14.24% 등의 추가 관세율을 최종 결정한다. 이후 6월28일 국제무역위원회(ITC) 검토를 거쳐 7월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반덤핑 관세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출된 제품 때문에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면 수입국에서 그 차액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 명분과 다르게 주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기 위한 정책으로 남발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예비 판정에서 정해진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율이 최종 확정되더라도 ITC가 다시 검토해 관세 부과 여부를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국산 타이어를 겨냥한 이번 미국의 반덤핑 관세의 경우 예정대로 부과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호타이어. /사진제공=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사진제공=금호타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국내 타이어 3사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미국 반덤핑 관세에 대응책으로 해외 생산량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한국타이어는 1000억원을 들여 2024년까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 2단계 증설을 추진한다. 한국타이어 측은 미국 내 연간 생산량이 기존 550만개에서 약 1100만개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금호타이어는 베트남 공장 증설을 위해 약 3398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증설 규모는 승용차용은 연간 300만개와 트럭·버스용은 연간 80만개 등 총 380만개다. 넥센타이어는 재고 확보 등 단기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공장을 증설하더라도 완공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됨에 따라 당장 하반기부터 부과될 반덤핑 관세에 대해 마땅한 대응책 마련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북미시장은 매년 전 세계 타이어 생산량의 22%가 소비되는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꼽힌다. 그만큼 타이어 3사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넥센타이어. /사진제공=넥센타이어
넥센타이어. /사진제공=넥센타이어

실제 타이어 3사의 수출 규모를 판가름할 수 있는 미국 내 종속회사와의 거래 비중(매출)은 2020년 기준 ▲한국타이어 39.7% ▲넥센타이어 28.3% ▲금호타이어 15.1%에 달한다. 타이어업계가 반덤핑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잃을 경우 실적 하락이 우려되는 이유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 관계자는 “수출용 타이어 관세 부담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미국 내 국산 타이어 판매 감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반덤핑 관세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준비하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 수출 물량을 예측해 전략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감소에 원자재 가격까지 뛰어… 가격 인상 불가피

타이어업체들은 지난해 나란히 고전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타이어 수요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각사의 잠정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타이어 3사의 지난해 합계 매출액은 10조3217억원으로 전년(11조2746억원)보다 8.5% 감소했다. 업체별 전년 대비 매출 감소폭은 ▲한국타이어 -6.3%(2019년 6조8832억원 → 2020년 6조4530억원) ▲넥센타이어 -16.0%(2조223억원→1조6981억원) ▲금호타이어 -8.4%(2조3691억원→2조1706억원) 등이다.

순이익 역시 한국타이어의 경우 전년에 비해 10.3% 줄었고 넥센타이어는 적자 전환됐다. 2019년 적자를 기록했던 금호타이어도 지난해 적자폭이 더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은 타이어업계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타이어 원자재의 약 95%는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 국가에서 생산되는데 지난해 자연재해 영향으로 생산량이 약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타이어 생산 원재료 매입액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천연고무 값은 지난해 4분기 톤당 1530달러에서 올 1월 1569달러로 뛰었다.

가뜩이나 판매가 줄어든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인상이란 부담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결국 타이어 3사가 선택한 것은 가격 인상. 최소 3%에서 최대 10%까지 타이어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타이어업체들의 고전은 내수시장에서도 이어져 왔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타이어업체들의 고전은 내수시장에서도 이어져 왔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신차에 눈 돌리는 타이어업체들

타이어업체들의 고전은 내수시장에서도 이어져 왔다. 실제 2016년 801만개였던 국내 신차용 타이어 개수는 지난해 506만개로 37% 줄었다. 타이어산업협회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국내 중·대형 고급 승용차에 국산 타이어 장착을 요청한 것도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타이어 3사 매출 구조를 보면 교체용과 신차용 비중이 7대3이다. 교체용 타이어는 소비자에 직접 판매되는 B2C, 신차용 타이어는 기업에 직접 공급하는 B2B 시장이다. 수출용 타이어 대부분은 교체용으로 봐도 무방하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 이후 교체용 타이어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는 만큼 타이어 업계가 국산 신차로 눈을 돌린 것이다. 실제 국내 완성차에 신차용 타이어가 탑재될 경우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있고 브랜드 가치 상승과 함께 미래 교체용 타이어 수요 확보 등 여러 가지 장점이 따라온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반덤핑 관세에 따른 국산 타이어의 미국 내 입지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전 세계 최대시장인 점을 감안할 때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실속 차려야 산다… 타이어3사 출구전략은
브랜딩·신제품·유통망 강화 공통과제 해결해야


DTM 공식 타이어로 선정된 한국타이어. /사진제공=한국타이어
DTM 공식 타이어로 선정된 한국타이어. /사진제공=한국타이어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는 대외 악재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낸 데다 앞으로 시장 상황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3사가 마주한 가장 큰 악재는 미국 상무부의 반덤핑 관세다. 미 상무부는 반덤핑 예비 판정을 통해 ▲한국타이어 38.07% ▲금호타이어 27.81% ▲넥센타이어 14.24% 등의 추가 관세율을 예고했으며 5월13일 판정을 앞뒀다.

업계는 추가 관세 부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일부 세율 조정 가능성도 기대하는 눈치다. 타이어 3사는 관세율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해당 관세율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도 악재로 꼽힌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자동차 공장이 멈췄지만 올해는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완성차 생산량 감축 등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신차용 타이어 납품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국내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어를 팔기 어려운 환경으로 바뀌는 데다 최근엔 천연고무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까지 겹쳐 그야말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각 사는 저마다 살길을 찾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트넘 공식 후원사 금호타이어. /사진제공=금호타이어
토트넘 공식 후원사 금호타이어. /사진제공=금호타이어

◆대안은 유럽… 브랜드 마케팅 강화

국내 타이어 3사는 유럽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는 18인치 이상 초고성능타이어(UHP)를 선호하는 데다 여름용과 겨울용을 구분해 사용한다. 고인치·고성능 타이어는 제품별 단가가 평균 20% 이상 비싸 타이어업계의 수익모델로 불린다.

한국타이어는 헝가리에 연간 1800만개 생산 가능한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독일에 유럽 본부와 테크니컬센터가 있다. 넥센타이어는 2019년 체코 공장을 세우고 연간 300만개를 생산했으며 2022년까지 생산량을 110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타이어 3사의 대표적 활동으론 스포츠마케팅이 꼽힌다. 한국타이어는 스페인 프로축구 라 리가의 레알마드리드, 금호타이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과 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 넥센타이어는 영국의 맨체스터시티의 공식 후원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타이어는 모터스포츠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양산차를 기반으로 한 자동차 경주 대회 중 최고봉으로 꼽히는 ‘DTM’(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의 공식 타이어로 2011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활약을 이어왔다. 현재는 지난해 신설된 대회인 ‘DTM 트로피’의 공식 타이어 스폰서로 2024년까지 활동한다. 세계 3대 모터스포츠 중 하나인 ‘WRC’(월드랠리챔피언십)의 일부 클래스 공식 타이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나아가 모터스포츠의 정점인 ‘F1’(포뮬러원)에도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그동안 모터스포츠를 통해 쌓은 노하우와 브랜드 이미지는 매우 큰 자산”이라며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고성능차에도 제품을 납품하는 등 성과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관심도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유럽에서 신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고 스포츠마케팅도 유지할 방침”이라며 “나아가 모빌리티 사업 파트너로서도 역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유럽 각국 업체와의 협업 등 시장에 맞춘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완성차 업체와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 결과 신차용 타이어 납품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은 미쉐린·콘티넨탈·피렐리 등 쟁쟁한 브랜드가 자리잡은 시장이어서 국내 업체가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최근 가격보다 각종 평가에서 성능을 인정받은 점 등은 앞으로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로 본다”고 전했다.
비대면 방문 교체 서비스 강화한 넥센타이어. /사진제공=넥센타이어
비대면 방문 교체 서비스 강화한 넥센타이어. /사진제공=넥센타이어

◆자존심 세울 때 아니다… 제품·유통도 강화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은 62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지만 넥센타이어·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각각 80.4%, 36% 줄어든 394억원, 352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신제품과 유통망 강화로 미래를 대비한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등 미래차용 제품과 함께 기존 틀을 깬 서비스를 이어갈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시장 예상 규모는 전년(228만대) 대비 72.8% 가량 늘어난 394만대다. 특히 2025년엔 약 1126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도 전기차용 제품 등 미래차 특화 타이어에 기대가 크다. 다만 현대와 기아 등 국내 브랜드의 전기차에 해외 브랜드 제품이 끼워지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에는 국산 타이어가 끼워지고 국산차에는 수입 타이어가 끼워지는 상황”이라며 “기술력 차이라기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문제”라고 평가했다.

한국타이어는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의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고 넥센타이어는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에 전기차용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런 점을 들어 앞으로 국내 완성차회사에도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기대하고 있다.

신사업 분야에서는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현대·기아차와 자동차 데이터 기반 지능형 소모품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손잡았다. 커넥티드카 기술을 활용해 타이어 등의 소모품 교체시기를 알려주는 식이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비대면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면서 실속을 차릴 계획이다.

국내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 3사는 당장 눈앞의 문제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앞으로 달라질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며 “스마트타이어 등 첨단 제품도 곧 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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