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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집단 자산총액 2위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영향을 미쳤다. 최태원 SK 회장이 뚝심 있게 밀어붙인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가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2022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에 따르면 SK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이다. 전년(239조5300억원)보다 21.9% 증가했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246조840억원에서 257조8450억원으로 4.8% 늘었다.
상위 5개 기업집단의 순위는 ▲1위 삼성(484조원) ▲2위 SK(292조원) ▲3위 현대차(258조원) ▲4위 LG(168조원) ▲5위 롯데(122조원) 등으로 나타났다.
SK의 대기업집단 자산총액 2위 상승은 SK하이닉스의 공이 크다. 공정위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 증가 등이 SK가 자산총액 2위에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K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 증가로 자산이 20조9000억원 늘었다.
SK가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2012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SK는 반도체 산업 전문성이 없었고 기존 업종들과의 시너지에 의문이 많았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채권단 관리를 받는 부실기업이었던 점도 우려 대상이었다. 그룹 내부에서는 무리한 인수합병이라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는 반도체 성장을 예견한 최태원 회장의 뚝심 있는 결단력으로 성사됐다. "새로운 사업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며 내부 관계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에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인수가 이뤄졌던 해에 3조9000억원을 투자한 뒤 2017년에는 10조원, 2018년에는 17조원이 넘는 금액을 시설투자에 쏟아부었다.
최태원 회장의 지원으로 3조4267억원으로 인수한 하이닉스는 시가총액 78조9883억원(지난 27일 종가 기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42조9978억원, 영업이익 12조4103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실적이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2조1557억원, 영업이익 2조85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3%, 116% 급등했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반도체 산업의 비수기로 꼽히는데 SK하이닉스는 1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1분기(8조7197억원)보다도 실적이 좋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간 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1분기에만 장비 입고 기준 투자금액이 4조원 가량이다.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용인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이천과 청주에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자체 발전시설을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