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록] 용산·송파 '리모델링 접수' 나선 삼성물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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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정비록]은 '도시정비사업 기록'의 줄임말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해당 조합과 지역 주민들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도시정비계획은 신규 분양을 위한 사업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낡은 집을 새집으로 바꿔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지난 2월21일 찾은 서울 송파 오금동 '가락상아2차' 아파트. 연식이 찬 아파트이긴 하나 초역세권이며 주변 상권도 양호한 점이 눈에 띈다./사진=정영희 기자
서울지하철 5호선 개롱역 바로 앞, 연식이 꽤 있어 보이는 아파트가 자리하고 있다. 1988년 입주해 올해로 준공 36년차를 맞은 오금동 '가락상아2차'다. 지난 2월21일 찾은 이 단지는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드러났다. 아파트 외벽은 군데군데 갈라져 있었고 단지 내 상가의 벽과 기둥은 색이 바랬다. 주차 공간도 부족해 퇴근 시간 넘어 귀가하면 차를 댈 곳이 부족해 보였다.

오래된 단지임에도 평수 대비 매매가는 낮지 않다는 평가다. 초역세권에 주변 학군이 양호하고 리모델링 중이란 점 때문이다. 이 단지 45.77㎡(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12월 9억2000만원(6층)에, 60㎡는 같은 해 9월 9억7000만원(1층)에 각각 팔렸다. 올 2월22일 기준 45.77㎡ 호가는 7억5000만~9억원 선이며. 60㎡는 9억~12억원이다.

가락상아2차는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리모델링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2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출범 4개월 만에 송파구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데 이어 지난 18일 총회에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현재 6개동, 750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층수를 늘려 총 862가구로 재건된다. 주민들은 기대감이 크다. 50대 주민 A씨는 "추진위 결성 후 1년 만에 시공사까지 선정한 속도전에 주민들 모두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락상아2차' 아파트에서 버스를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거리에 있는 서울 송파 가락동 '가락쌍용2차' 아파트 전경. 1999년 준공됐다./사진=정영희 기자

가락상아2차에서 버스로 세 정거장 거리에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또 다른 단지인 가락동 '가락쌍용2차'를 만날 수 있다. 1999년 준공해 올해 25세를 맞았다. 리모델링 추진 연한인 준공 후 15년을 넉넉히 충족한다.

가락쌍용2차도 리모델링 추진에 불이 붙었다. 비슷한 시기에 준공된 인근 '가락쌍용1차'와 '가락금호' 등이 일찌감치 리모델링에 도전장을 내민 지난해 상반기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에 나선 이 단지는 11월 구청이 조합설립을 인가했다. 다음 달 곧바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선 조합은 지난 2월14일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총 5개동, 492가구에서 최고 27층 높이의 아파트 565가구 규모로 73가구를 늘릴 전망이다. 상가에서 만난 주민 B씨는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주민 모두 '래미안 되는 거냐'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14일 이 단지 59.88㎡는 8억8000만원(23층)에 거래됐다. 전달인 2022년 12월엔 84.42㎡가 11억7000만원(14층)에 팔렸다. 호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리모델링 현실화에 따른 매수 희망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22일 현재 59.88㎡의 매매 호가가 12억~13억5000만원, 84.42㎡는 급매로 나온 12억원짜리 매물을 제외하곤 14억2000만~15억원에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에 따르면 가락상아2차는 2026년 이주를 바라보고 있는 등 리모델링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혀 집값이 점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리모델링 기대감이 있어 이 근방 아파트는 최근 부동산 하락기에도 집값이 최대 20% 떨어지는 데에서 그쳤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 오금동 '가락상아2차'와 가락동 '가락쌍용2차' 아파트에 각각 삼성물산의 리모델링 축하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사진=정영희 기자


'해외파' 삼성물산, 왜 아파트 리모델링에 집중하나


두 단지가 재건축 아닌 리모델링을 택한 건 용적률 때문이다. 가락상아2차는 249%, 가락쌍용2차는 355%다. 정비업계는 통상 재건축 사업성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용적률 200%를 내세운다. 재건축을 해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시공사가 삼성물산이란 공통점도 있다. 삼성물산은 2021년부터 서울 주요 입지에 있는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권을 '도장깨기'처럼 수주하고 있다. ▲강동 고덕아남(3475억원) ▲성동 금호벽산(2836억원) ▲용산 이촌코오롱(4476억원) ▲송파 가락상아2차(3753억) 등이다.

가락쌍용2차 시공권을 문제없이 손에 쥔다면 사업단지는 5곳이 된다. 국내 도시정비사업보다 해외 사업 수주에 열을 올려온 그동안의 행보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 정비사업 중 리모델링 실적은 2015년부터 꾸준히 쌓아왔다"며 "재건축에 비해 공사가 다소 까다로운 편이지만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 올해도 가능한 만큼 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리모델링은 증축할 수 있는 층수가 정해져 있어 수익성은 낮지만 공격적인 수주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재건축에 적용되는 초과이익환수제나 용적률 제한, 기부채납 등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정부가 이달 초 내놓은 '노후 신도시 특별법'엔 리모델링 시 증가 가능한 가구 수를 현행 15%에서 20% 내외로 변경하는 방안으로의 시행령 개정이 포함되기도 했다.

다만 특별법 발표 이후 재건축 규제가 대거 풀리면서 리모델링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공존한다. 현행법상 리모델링을 진행할 때 건물의 하중을 견디거나 분산하도록 만든 가구 간 내력벽은 철거가 불가능하다. 내력벽을 없애지 않고선 평형이나 구조 변경이 어렵다.

재건축은 이 같은 고난이도의 공사를 할 필요가 없는 데다 안전진단과 용적률 규제까지 완화됐다. 대다수 단지가 재건축을 선택하며 리모델링 시장에서의 시공사 간 경쟁은 역으로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특별법이 시행되면 리모델링 메리트가 크게 줄어 신도시 중심으로 통합 재건축을 진행하는 단지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리모델링에는 재초환이 적용되지 않고 분양가도 자유롭게 책정이 가능해 당분간은 단지 특성에 따라 리모델링과 재건축의 혼조세가 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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