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잔디밭과 빈백… 도심 속 야외도서관 가볼까? [Z시세]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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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4월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 야외도서관을 개장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책읽는 서울광장. /사진=이홍라 기자
도서관이라고 하면 흔히 조용한 실내를 떠올린다. 고요한 곳에서 책 넘기는 소리만 가득한 풍경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도서관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식을 깨는 도서관이 서울 도심 속에 자리잡았다. 바로 '야외도서관'이다. 서울시는 지난 4월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 야외도서관을 개장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개장 후 3주간 야외도서관 2곳에는 약 12만명의 사람이 다녀갔다.

머니S가 야외도서관인 '책읽는 서울광장'을 찾았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책읽는 서울광장'


'책읽는 서울광장'은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누구나 비치된 책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읽으면 된다. 사진은 주제에 맞게 비치된 책(왼쪽)과 기자가 선택한 책. /사진=이홍라 기자
'책읽는 서울광장'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에 4번 문을 연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지난 1일 오전 11시40분쯤 찾아간 '책읽는 서울광장'엔 빈백이 대부분 비어 한산했다. 하지만 낮 12시가 넘어가자 점심식사를 끝낸 주변의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찾아왔고 비어있던 빈백이 조금씩 채워졌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누구나 비치된 책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읽으면 된다. 책은 책읽는 서울광장 내에서만 읽어야 하고 읽던 책을 집에 가져갈 수는 없다. 약 5000권의 책이 11개의 주제로 분류돼 있다.

기자도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독서를 즐겼다. 하지만 공연 소리 때문에 책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어려웠고 이동하는 사람이 많아 산만한 느낌도 받았다. 그럼에도 탁 트인 야외공간에서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도서관보다는 쉼터" vs "아이랑 즐기기 좋아"


책읽는 서울광장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다양했다. 사진은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공연하는 모습. /사진=이홍라 기자
책읽는 서울광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야외도서관이라는 특수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책을 읽는 공간이지만 그에 걸맞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소설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읽던 김모씨(여·22)는 아르바이트하러 갈 때 서울광장을 지나 자연스럽게 '책읽는 서울광장'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평소에도 책 읽는 것을 즐기는 김씨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주로 읽는다. 하지만 대중교통은 좌석이 보장되지 않고 계속 움직여 책 읽기가 불편했다.

김씨는 '책읽는 서울광장'에서는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 날 방문했다. 하지만 김씨는 기대와 달리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책 읽는 것이 마냥 편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씨는 "시청 앞이다 보니 시위도 많고 서울광장에서 행사도 자주 진행돼 책 읽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다"며 "바로 앞에 서울도서관이 있는데 굳이 많은 인력을 써가며 야외에 도서관을 만든 이유도 모르겠다"고 멋쩍은 듯 웃었다. 그러면서도 "도서관은 정적이고 좌석이 불편하지만 '책읽는 서울광장'에서는 정숙하지 않아도 되고 빈백에 누워 편하게 독서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하는 길에 들렀다는 전모씨(여·38)는 아이에게 '르르로 끝나는 말놀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전씨는 알록달록한 모습에 발걸음했는데 야외도서관이었다며 웃었다. 평소 아이가 책을 좋아해 전씨는 아이와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전씨는 "책 분류도 잘 돼 있고 좌석도 빈백과 파라솔 등 다양하게 있어 잘 꾸민 것 같다"며 "물품대여도 해주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업을 한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아이와 오기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취준생 이모씨(여·23)는 친구를 기다리기 위해 '책읽는 서울광장'을 찾았다. 서울광장을 둘러보던 이씨는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인문 분야의 책을 읽던 이씨는 이내 문학 장르로 변경했다.

이씨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집중이 필요한 책은 이곳에서 읽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 평소 독서를 즐기는 이씨는 "이곳에서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기는 어려운 분위기"라며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책이 있는 쉼터 정도가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간만 즐겨요"… 시민의 휴식처 '책읽는 서울광장'


'책읽는 서울광장'이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사진은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 /사진=이홍라 기자
'책읽는 서울광장'이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이곳에서 안내를 돕는 A씨(남)는 "많은 사람이 방문하지만 실제로 책을 읽고 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책을 읽는 사람보다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직장인 김모씨(남·37)는 공연을 즐기기 위해 서울광장에 들렀다. 김씨는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노랫소리가 들려 '책읽는 서울광장'을 찾았다. 이곳이 야외도서관임을 인지하지 못한 김씨는 "단순히 행사가 있어 공연한다고 생각했다"며 놀라워했다.

서울광장이 야외도서관임을 알고 들른 직장인 박모씨(여·33)는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종종 이곳에 온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이곳에 빈백이 많이 비치돼 있어 '책읽는 서울광장'이 진행되는 목요일이나 금요일에는 점심 먹고 이곳에 와 커피를 마신다"고 말했다.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밥을 먹던 직장인 김모씨(여·26)는 "잔디 위에 형형색색의 빈백이 있어 소풍 온 기분"이라며 "일부러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를 구매해 이곳에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야외도서관이지만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공간만 즐긴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으로 시민들이 야외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야외라는 공간에 책, 문화, 쉼 등을 제공하면 시민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 결과 '책읽는 서울광장'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책읽는 서울광장'에서는 체험부스나 행사도 진행된다. 서울시는 특별한 기념일에 맞는 테마를 설정해 행사를 준비한다. 지난달에는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환경의날에는 지구온난화나 탄소배출와 관련된 체험을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야외도서관임에도 독서보다는 공연과 문화를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책읽는 서울광장은 책 한 권을 집중해서 읽는 일반 도서관과는 달리 비독자를 독자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실제로 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책을 접한 사람이 늘고 있다"며 '책읽는 서울광장'이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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