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풀려나자 항의하기 위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용산구청에 모여 항의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 석방된 박희영 용산구청장 차량을 가로막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사진=뉴스1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풀려나자 항의하기 위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용산구청에 모여 항의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보석 석방된 박희영 용산구청장 차량을 가로막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사진=뉴스1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섰다.

8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 정문 앞 인도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대회의 활동가 30여명이 모였다. 이정민 유가협 대표 권한대행은 "박 구청장은 다시 복귀할 게 아니다"며 "직을 내려놓고 내려와서 사죄하고 무릎을 꿇고 통한의 눈물로 그날의 잘못을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공직자로서 자격 없다" "박 구청장은 사퇴하라" "용산 주민과 이태원을 찾는 시민들의 안전을 맡길 수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박 구청장 출근 차량이 모습을 보이지 않자 이들은 구청 로비로 진입했고 9층에 있는 구청장실로 이동했다. 유가족들은 "문을 열라"며 주먹으로 문을 두드렸다. 이 과정에서 구청 직원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구청 직원이 유가족들을 제지하면서 충돌이 격화됐고 이태원파출소 소속 경찰관 4명이 구청장실 앞 복도로 올라와 충돌을 막았다.

유가족들은 구청 정문에서 진행된 회견을 통해 "우리는 박 구청장이 법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철면피 같은 태도로 일관했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있다면 감당할 수 없는 공직을 내려놓고 자진해서 사의를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업무상 과실치사상·허위공문서작성 행사 혐의, 직무유기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된 박 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에 대해 서약서 제출과 주거지 제한, 보증금 납입 등 조건으로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