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실향민 별미에서 대중 사로잡은 '김치말이'
이북 지역 사람들은 한겨울 밤 출출할 때 김장독에서 꺼낸 살얼음 낀 김칫국물에 육수를 넣거나 물김치를 따로 담가 밥이나 국수를 말아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이 음식을 "김치말이"라 불렀는데 조리법은 집집마다 달랐다. 이북 출신 노년층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음식으로 남아 있다. 겨울철 별미였던 김치말이는 현대에 오며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됐다. 김치말이는 실향민들이 많이 정착한 지역에서 이북식 만두, 냉면, 빈대떡 같은 이북 음식들과 함께 판매되기 시작했다. 김치 국물에 밥이나 국수를 말아먹는 것이 남쪽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했지만 고깃집의 후식 메뉴로 김치말이국수를 소개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대중의 입맛에 차츰 각인됐다. 밥을 말아내던 전통적 형태에서 발전해 소면을 넣은 김치말이국수가 대중화됐고 최근에는 라면이나 메밀면을 활용한 응용 메뉴도 등장했다. ━미필담━ 서울 합정동의 골목 한편에 자리한 미필담은 주인 부부의 외할머니가 전해준 황해도식 손맛에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