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금리 쇼핑' 나서볼까?"
2010년이 되면 올라갈 것이라던 예금 금리가 해가 바뀌고 달이 네번이나 바뀌어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2%에 머물고 있다 보니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연 3%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예금 생활자들이나 한푼 두푼 모아 통장을 불려나가길 원하는 이들을 울상 짓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낙담하기보다는 차분하게 현 시점을 살펴보고 전략을 짜는 게 바람직하다. 예금의 경쟁력은 뭐니 해도 '금리'. 가구나 가전제품 고르듯 예금 상품도 하나하나 꼼꼼히 비교하며 이자 한 푼이라도 살뜰히 더 챙기는 방법을 찾아보자.
'연 4% 예금을 찾아라'
'3%↑' vs '3%↓'
우선 예금 금리 쇼핑에 나선 이들을 위한 간단한 상식 문제로 시작해보자. 요즘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 기준)는 대체로 연 3%가 넘을까, 연 3%가 안될까?
안타깝게도 정답은 아래다.
재테크포털 모네타에 따르면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84개 가운데 연 3% 이상의 금리를 주는 상품은 불과 22개에 불과했다. 심지어 연 1%의 이자를 주는 상품도 눈에 띄었다.
이런 상황에서 연 4%가 넘는 이자를 주는 상품이 있다면? 그야말로 팍팍한 시대에 돋보이는 '고마운 상품'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4월22일 기준 시중은행에서 연 4%가 넘는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찾기 어렵다. 그러나 우대금리를 포함한다면 실제 4%가 넘는 상품들이 더러 있다.
기업은행의 '서민섬김 통장'은 단 1만원의 돈만 넣어도 기본금리 연 3.5%를 준다. 여기에 연 0.5~0.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하면 총 연 4.0~4.1%의 두둑한 금리를 챙길 수 있다.
우대 조건은 다음의 총 6가지. ① 급여이체자 ② 신용(체크)카드 최초신규 ③ 적립식예금 10만원이상 추가 가입 ④ 전자금융 최초 가입 후 이체 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⑥ 국민주택기금대출 약정 등이다. 이중 한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0.1%포인트를 더해주고, 두가지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면 0.3%포인트를 추가로 준다. 급여 이체자는 조건 없이 0.3%포인트를 더해준다. 또한 최초 거래 고객이 가입한 경우 0.3%포인트, 만기 재예치 우대금리 0.2%포인트를 추가 지급한다.
예금 가입기간이 늘어나면 금리도 더 올라간다. 2년 만기일 경우 기본 연 4%, 3년 만기일 경우 연 4.4%,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3년 만기 최고 연 5%의 파격적인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통장의 가입한도는 3000만원. 서민우대 통장답게 가입 최저한도는 없지만 거액 자산가의 역혜택을 방지하기 위해 1인당 3000만원의 상한선을 채택했다.
요즘 가뭄에 콩 나듯 나오는 '특판 상품' 정보에도 귀를 쫑긋 세우는 게 좋다.
산업은행이 창립 56주년 및 개인금융센터 출범을 기념해 판매하고 있는 'kdb 프리미어 정기예금'의 금리도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연 4%가 넘는다.
5월31일까지 특별 판매하는 'kdb 프리미어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8%. 우대금리 0.2%포인트를 더하면 연 4%의 고금리를 챙길 수 있다. 특히 우대 조건이 까다롭지 않다는 게 장점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잔액 50만원 이상이거나 인터넷뱅킹 또는 고객상담실을 통해 가입만 해도 0.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준다.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이다.
이와함께 산업은행이 같은 기간 특별 판매하는'kdb Smart +(스마트플러스) 정기예금'은 15개월 예치 시 연 평균 4.2%의 이율을 적용한다. 가입금액은 300만원 이상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신협(www.cu.co.kr)의 특판 금리는 더욱 매력적이다. 지역별로 금리가 각기 다르게 적용되는데, 달월신협(경기 시흥시) 양평신협(경기 양평군) 대아신협(서울 동작구 사당동) 새서울신협(서울 성북구 하월곡1동) 등은 1년 만기 예금에 5%가 넘는 이자를 준다. 이외 지역들도 4%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신협 예금은 절세 혜택까지 챙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3000만원까지 비과세혜택(농특세 1.4%만 과세)이 주어지기 때문에 신협의 5% 금리는 일반 은행의 5.9%에 해당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신협의 예금은 원리금을 합해 1인당 5000만원까지는 신협예금자보호제도를 통해 보장된다.
그러나 이 같은 현 시대 최고 금리에도 만족할 수 없다면? 기다리는 것이 답일까?
이에 대해 재테크 전문가들은 대체로 눈높이를 낮출 것을 권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수석재테크팀장은 "지금처럼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금리를 올리는데 제약이 크다"며 "올해 안에는 고금리 특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역시 "근래 금리가 과하게 빠졌다는 느낌이 있지만, 지난 10년간 금리추이를 보면 연 3~4%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4%를 초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2~3년 묶어둘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자금이라면 낮은 금리의 단기 예금보다는 4%에서 최고 5%를 바라볼 수 있는 2~3년 만기의 예금에 일부 예치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향후 자금 운용 계획이 뚜렷하지 않다면 6개월 이하의 단기 예금으로 운용하는 게 적합하다.
이관석 팀장은 "하반기 기준금리는 0.5~1%포인트 정도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단기로 운용할 자금이라면 6개월 미만 예금에 넣어두고 금리 추이를 지켜 볼 것"을 권했다.
다만 1년 미만의 단기 예금은 장기예금보다 금리가 낮을 뿐더러 세금우대 혜택도 받지 못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에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단기 예금을 운용하면서 하반기 금리 상승 수혜와 세금우대 혜택까지 누리려면, 만기는 1년 이상 상품에 가입하되 3~6개월 금리 연동을 적용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연 10% 적금이 있다고?'
요즘은 적금 금리도 예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4월22일 기준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1년 만기 적금 상품 중 연 4% 이상의 이자를 주는 상품은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과 농협의 '정기적금'(매직트리연결계좌) 등 극히 일부에 그쳤다. 대부분 연 3% 수준, 더러는 연 2%를 제시한 곳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 연 10%를 바라보는 적금이 있다는 것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다. 주인공은 우정사업본부(www.epostbank.kr)의 '우체국 새봄자유적금'. 기본금리 3%이지만, 연 7%의 특별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아무나 가입할 수 없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저신용자의 자립을 돕는 상품으로, 가입대상은 만 20세 이상이며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경우에 한한다. 개인 신용등급은 우체국에서 개인신용정보 조회동의서를 작성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1년이며 가입금액은 최대 300만원까지. 총 300억원 한도에서 1만3000명에게 한정 판매되므로 예금 가입을 고려하는 대상자는 서두르는 게 좋다.
☞ 예금 이자 '더' 받는 3가지 비법
1. 금리 비교하기
금리 정보를 얻기 위해선 각 은행에 문의해 봐도 좋지만, 일일이 정보를 찾는 게 어렵다면 각 은행의 상품 정보를 모아놓은 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전국은행연합회(www.kfb.or.kr) '예금 금리 비교' 재테크포털 모네타(www.moneta.co.kr) '최고금리' 등을 참조하면 좋다.
2. 세금우대 활용하기
세금우대저축은 만 20세 이상이면 1000만원까지, 만 60세 이상이면 3000만원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예금은 발생이자에 대해 세금을 15.4%내야하지만, 세금우대를 받으면 9.5%만 적용받을 수 있다. 신청은 간단하다. 개인별 세금우대 한도가 남아있을 경우 예금 가입 시 세금우대로 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만 60세 이상이거나 장애인, 국가유공자인 경우에는 세금우대저축과는 별도로 3000만원 한도로 생계형저축에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생계형저축은 이자소득 전액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준다.
3. 새마을금고, 신협, 단위농협의 비과세혜택 받기
새마을금고, 농ㆍ수협 단위조합, 신협 등도 저금리시대에 눈여겨볼 만한 금융기관이다. 일반 은행에서는 이자에서 무려 15.4%나 세금을 떼어가지만, 이러한 상호금융기관 예금에서는 딱 1.4%의 농어촌특별세만 징수한다. 따라서 같은 금리라면 세후 이자소득이 은행 예금보다 16% 정도 더 많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 단, 예금보험공사의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기관들이 자체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금액을 따져보고 예금액을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은행 예금 2%대? 4%대도 있다
최고금리를 찾아라/ 은행 정기예금
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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