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사진=류승희 기자

"월급 받기 전에 알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다년간 직장생활을 해왔지만, 모은 돈은 없다고 한숨짓는 이들이 많다. 취업 전에는 회사에 입사만 하면 경제적 어려움이 해소될 줄 알았는데, 나갈 돈은 계속 늘어나는데 저축한 돈은 없어 고개 숙인 이들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의 저축률이 지난해 3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축을 거의 못하는 것이 몇몇 개인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재테크 불황기'일수록 강조되는 것이 자산관리의 기본이다. 특히 '첫 단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마침 돈 관리를 재미있고 쉽게 가르쳐주는 재무설계 명강사인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가 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위한 신간 <첫 월급을 탔어요!>를 내놨다. 사회생활 첫 걸음과 동시에 자산관리의 기초를 배울 직장인 새내기들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을 들어봤다.
 
-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재테크 첫 단추 꿰기에 실패하는 주원인이 무엇인가.
 
"많은 직장인들이 실수하는 게 '돈은 언제든 저축할 수 있다'는 그릇된 마음을 갖는 것이다. 취직하기까지 주변에 신세를 많이 졌으니 몇달은 쓰고, 다음부터 저축하자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선배 직장인들을 보면 '그 다음'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보면 상대적으로 돈에 여유가 있는 시기와 빡빡한 시기가 있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시기는 정기적으로 나가는 지출이 많지 않은 시기다. 개인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대부분 결혼하기 전이나 자녀가 어려서 사교육비가 많이 들지 않는 시점이 돈을 모으기 좋은 때다.
 
첫 월급을 받는 순간부터 남들보다 조금 더 멀리 내다보고 저축을 시작해야 한다. 인생에서 저축할 수 있는 시기가 한정돼 있다는 것을 알고 절박하게 저축하는 사람과 막연히 '다음달부터'를 외치는 사람의 통장 잔고는 몇해만 지나도 확연하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 직장인의 월급이 통장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16일이다. 그 다음은 신용카드 등 빚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신용카드는 건전한 자산관리를 망치는 주범이다. 신용카드에 의존하다보면 월급을 받아도 카드값을 결제한 후 남는 돈이 없어 또 카드를 긁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신용카드를 쓰는 건 앞으로 발생할 소득을 미리 앞당겨서 사용하는 나쁜 습관이다. 더 심각한 건 습관적인 신용카드 소비가 지출규모를 늘린다는 점이다. 한 페스트푸드점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현금으로 음식을 사먹을 때는 1만원만 쓰던 사람이 신용카드로 계산할 때는 1만8000원 가량으로 거의 2배 가까이 돈을 쓴다는 연구가 있다.
 
신용카드의 할인혜택과 부가서비스 때문에 신용카드를 버릴 수 없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월 1만~2만원의 할인을 받아서 부자가 될 수 있겠는가. 그보다는 '내 돈'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훨씬 부자의 꿈에 빨리 다가갈 수 있다."
 
- 신입사원이나 재테크 초보자에게 권하고 싶은 재테크 목표는.
 
"과거 '3억원 만들기' 등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신입사원이나 재테크 초보자들이라면 이러한 금액과 기간을 정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유용하다. 가령 '5년 안에 1억원 만들기'에 도전하는 식이다. 급여나 개인 상황에 따라 금액이나 기간은 조정하면 된다. 만일 5년에 1억원 만들기에 도전한다면 월 150만원가량 저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면 우선 월급에서 저축분부터 떼고 나머지로 소비해야 한다. 이렇게 선저축 후소비 습관이 잡혀야 돈이 모아진다.
 
사실 많은 직장인들이 폼 나게 쓰지도 못하면서 저축마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종잣돈을 모을 때까지만이라도 허리띠를 졸라매자. 일단 종잣돈이 모이면 투자 기회도 많아지고 자산을 불리기가 보다 용이해진다. 미래의 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서 단 몇년만 소비의 기쁨을 뒤로 미뤄보자."
 
☞ 새내기 3종 통장, 더 똑똑하게 선택하는 법
 
① 월급통장
월급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롭고 이체 시 수수료가 없어야 한다. 또한 이용하기 편리해야 한다. 이자를 많이 준다면 더욱 좋다. 은행의 월급통장은 입출금이 자유롭고, 지점이 많아 이용이 편리하지만 이자는 거의 없다. 반면 증권사의 CMA는 비교적 이자를 많이 주지만, 지점 이용 등은 은행에 비해 불편할 수 있다. 여러 조건 중 개인이 가장 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면 된다.

② 주택청약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택청약통장의 필요성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러나 공공임대주택이나 새로 짓는 주택에 살고 싶은 경우에 유용하다. 또한 근래에는 '2년 이상의 적금' 목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청약통장에는 청약저축, 주택청약부금, 주택청약예금,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4가지가 있는데, 적금용으로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알맞다. 가입기간이 2년 이상일 경우 연 4%(6월14일 기준)의 양호한 금리를 준다. 다른 청약상품인 주택청약부금은 2년 이상~3년 미만일 경우 연 2%의 금리에 그친다.

③ 재형저축
은행에서 판매하는 적금형 재형저축은 일반적금 금리에 비해 높은 연 3.4~4.6%의 금리를 제공한다. 일반적금에 비해서는 금리가 약간 높은 편이나, 급여이체나 신용카드 사용 등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고 가입 시 약정한 금리도 대부분 3년 동안만 유지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재형저축은 금리 차원보다는 장기 목돈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2년짜리 적금에 가입해서는 목돈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만큼 7~10년짜리 목돈 만들기 통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재형저축은 분기별 300만원 한도로 납입할 수 있고 7년간 유지 시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