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가는 게 소원인 동욱이는 뇌종양 제거 수술을 마치고 항암치료까지 힘들게 참아냈다. 그러나 3개월 후 척추로 전이된 암이 발견되면서 다시 힘든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동욱이 어머니는 병간호에 전념하려고 하던 일까지 그만뒀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머니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왔는데 가족의 생계마저 흔들리는 상황에 부딪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의 건강까지 나빠졌다. 계속되는 병간호로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동욱이가 다니던 초등학교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모은 성금으로 초기 치료비는 어느 정도 보탤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한 상황에 이르렀다. 어려운 형편에도 아버지, 어머니, 동생과 단란하게 살아온 동욱이네 가정은 갑작스런 병마로 암담한 현실에 처했다.
이때 도움의 손길을 건넨 게 KT&G의 ‘상상펀드’다. 충북에서 근무하는 KT&G의 한 직원이 동욱이의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 듣고 회사에서 운영 중인 ‘기부청원제’를 떠올려 이 사연을 사내전산망에 올린 것. 동욱이네 가정은 KT&G의 기부청원제 덕분에 웃음을 되찾게 됐다.
![]() |
‘기부청원제’는 KT&G 임직원들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손수 모은 기금의 수혜자를 선정하는 제도다. 지난해 3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이 제도는 임직원들이 주위의 어려운 이웃에 대한 사연을 사내전산망에 올리고 여기에 추천하는 댓글 수가 200개 이상일 경우 청원내용이 채택되는 방식이다. 채택된 청원은 직원 대표로 구성된 기금운영위원회에서 기부금액 등 제반사항을 결정한다.
기부청원제에 활용되는 기금은 KT&G 임직원과 회사가 합심해 만든 상상펀드.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금액에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매칭하고 임직원들의 자원봉사를 시간당 1만원으로 환산한 금액을 추가로 기부해 만들어진다.
KT&G 전 임직원 40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상상펀드는 임직원 한명 한명의 소중한 마음을 담아 저소득 중증환자를 비롯해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된다.
동욱이의 안타까운 사연은 하루만에 2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며 청원이 채택됐다. 이에 따라 KT&G 사회공헌부에서는 가정방문을 통한 실사와 기금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동욱이네 가정에 긴급지원금 600만원을 전달했다.
기부청원제 도입 후 KT&G는 전국 각 지역에서 올라온 안타까운 사연의 수혜자 13명을 선정해 총 7000만원을 지원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다문화가정 초등학생 노모양,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며 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교대생 안모군, 선천성 평발로 거동이 힘들지만 과학자가 꿈인 중학생 송모군 등이 그들이다.
KT&G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기업 임직원들이 기부금 조성에 나선 사례는 여럿 있었는데 수혜자 선정을 공론화하고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임직원들이 손수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수혜자를 선정하는 KT&G의 기부청원제는 한단계 진보한 기업의 기부문화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분야서 창조적 사회공헌
KT&G는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적인 사회공헌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선다. 2003년 KT&G복지재단을, 2008년에는 KT&G장학재단을 설립해 지역밀착형 복지사업과 차별화된 장학사업으로 어렵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KT&G복지재단은 수도권에 8개 ‘행복네트워크 복지센터’를 설립해 현장 중심의 지역밀착형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 시혜성 지원활동이 아닌, 지역에서 꼭 필요한 분야를 찾아 해결해주는 방식이다.
일례로 KT&G복지재단은 좁은 골목길에서의 기동성과 편의성, 연비, 유지비가 저렴한 자동차가 필요하다는 사회복지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경차 1000대를 전달했다.
![]() |
KT&G기부청원제 감사 편지글 |
이를 통해 저소득계층과 새터민 자녀 등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학업이 곤란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비 지원뿐만 아니라 학습보조, 교복, 자기계발 등 학습과 관련된 비용 일체를 지원하는 차별화된 장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KT&G는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적·사회적 측면에서 기업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글로벌 지수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DJSI아시아퍼시픽’과 ‘DJSI월드’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KT&G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DJSI아시아퍼시픽과 DJSI월드에 편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2012년 국내기업 평균 사회공헌 지출액은 180억원이다. 매출액 대비 0.22% 수준이다. KT&G는 2012년 사회공헌활동에 551억원을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2.1%다. 이처럼 KT&G는 국내기업 평균 매출액 대비 10배나 높은 수준의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더해 향후에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투자를 매출액 대비 3%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효석 KT&G 사회공헌부장은 “KT&G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기업이자 국내 사회공헌 선도 기업으로서 진정성 있는 사회적 책임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특히 모금은 물론 수혜자 선정과 지원금 산정까지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기부청원제를 통해 앞으로도 기업과 사회의 새로운 상생문화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