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익률로 유통업계의 중심에 선 홈쇼핑이 고전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가짜 백수오 여파로 환불사태에 시달리더니 이후에는 다른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소비자까지 줄었다. 여기에 메르스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으면서 수익악화의 늪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하반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최근에는 홈쇼핑방송을 송출하는 SO업체들의 수수료 인상 요구가 앞길을 가로막았다.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내세운 모바일 역시 주춤한 상황이다.


따라서 홈쇼핑업체들은 추석연휴를 앞둔 지금이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홈쇼핑업체들은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비용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홈쇼핑업체들의 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탔다. 홈쇼핑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조금씩 살아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홈쇼핑. /사진=머니투데이 DB
롯데홈쇼핑. /사진=머니투데이 DB

◆홈쇼핑업계, 수익악화로 힘든 한해
홈쇼핑업체들이 유독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등 주요 업체의 실적 하락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요 홈쇼핑업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체별로는 GS홈쇼핑이 23.7% 감소하고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이 각각 11.9%, 15.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분기 감소폭인 39.5%보다 개선된 모습이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진한 실적이다. TV채널의 부진과 모바일 관련 프로모션 등 비용부담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고마진 채널인 TV부문은 계속되는 성장률 둔화와 비용부담이 우려된다. 성장률의 경우 히트상품이 없어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SO송출 수수료 인상이 계속됐다. 지난 2분기 주요 업체들은 SO송출 수수료 인상률을 기존 5%대에서 7% 수준으로 상향조정했다. 연말까지 협상이 계속될 예정으로 추이 확인이 필요하나 비용증가가 채널 성장률보다 높아 마진율 감소가 불가피하다.


모바일부문도 마찬가지다. 최근 시장이 성숙하면서 트래픽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0% 전후로 낮아진 데다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이 대규모 물류투자와 마케팅을 진행하며 압도적인 사업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TV상품의 모바일 판매가 실질적인 판매수수료율을 인상시킨다며 제재해 마케팅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GS홈쇼핑, 배당 매력도 최고

이 같은 상황에 처한 홈쇼핑업체들이 추석연휴를 앞두고 가뭄에 잠시나마 단비를 만났다. 추석연휴를 한달가량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주가상승을 부채질한 것. 시들었던 홈쇼핑종목이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먼저 GS홈쇼핑부터 살펴보면 지난 7월27일 장중 18만15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 17일 기준으로 20만2000원으로 뛰었다. 이 기간 동안 2만500원(10.15%)이 오른 것이다. 이 사이 2~3차례 주가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차츰 안정세를 찾으며 고점을 높이는 흐름이다.

홈쇼핑업체 가운데 배당 매력도가 가장 높은 점은 투자자들이 GS홈쇼핑에 관심을 갖게 된 또다른 이유로 판단된다. GS홈쇼핑은 지난해 42%의 높은 배당성향을 책정하고 주당 7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전년 배당성향이 18%, 과거 3년 평균 배당성향이 20%를 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물론 올해 주당 배당금은 하락이 분명하다. 연간 순이익이 1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배당성향 역시 40%보다 낮은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GS홈쇼핑은 연초 이후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언급했다. 이 경우 올해 주당 배당금은 4600~4700원 수준이 예상된다. 경쟁업체들의 배당성향은 10% 내외다. 전년 대비 배당금 하락을 감안해도 매력적이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GS홈쇼핑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제시하고 목표주가 22만8000원을 내놨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다만 현재 주가와 배당성향을 고려할 때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존재한다”며 “주가하락 시에는 배당을 고려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CJ오쇼핑. /사진=머니투데이 DB
CJ오쇼핑. /사진=머니투데이 DB
현대홈쇼핑. /사진=머니투데이 DB
현대홈쇼핑. /사진=머니투데이 DB

◆CJ오쇼핑·현대홈쇼핑, 비용통제로 반등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도 추석연휴를 앞두고 주가상승 기미를 보인다. CJ오쇼핑은 지난달 10일 장중 52주 신저가인 17만7400원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지난 17일 기준으로 19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기간 동안 1만6300원(9.19%) 올랐다. 9월로 접어들면서 지난달 10일 주가에 근접했던 경우도 있었지만 다시 반등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CJ오쇼핑은 현금성 자산에 대한 가치를 제한적으로 반영했을 경우 업태 내 매력도가 가장 높다. 연결대상인 CJ헬로비젼의 내년 실적은 전년대비 12.6%(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 기준) 개선될 전망이다. 미디어업체 평균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면 현재 주가수준에서 30%가량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 보유현금가치를 50% 할인 반영할 경우 현대홈쇼핑과 GS홈쇼핑의 주가상승 여력은 각각 23.5%, 15.5%다. 신한금융투자는 CJ오쇼핑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27만원이다.

그러나 CJ오쇼핑에 대한 방향성 확인이 필요하다.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비용통제에 대한 방향성이 불확실해졌다. 2분기 판관비 비중은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비용통제 의지를 피력했던 1분기와 다른 결과”라며 “앞으로 방향성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실적 추정치에 대한 하향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현대홈쇼핑의 주가는 지난 17일 12만7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7월10일 장중 10만7500원을 기록한 이후 두달여 동안 1만9500원(18.14%) 올랐다.

현대홈쇼핑은 비용을 통제한 부분이 눈에 띈다. 현대홈쇼핑의 2분기 판관비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주요 홈쇼핑업체 가운데 유일한 판관비 비중 하락이다. 주가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도 60%를 상회한다.

박 애널리스트는 “홈쇼핑 전반적으로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홈쇼핑의 업태 내 상대적 매력도가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홈쇼핑의 투자의견으로 ‘매수’를, 목표가격으로 16만3000원을 제시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추석합본호(제402호·제4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