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 풍성한 수확은커녕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과연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현상황에서 올 하반기를 멋지게 마무리하려면 어떤 자산관리전략을 구사해야 할까.

 

<머니위크>는 은행·증권사의 자산관리전문가 4인을 통해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맥을 짚어봤다. 류정아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부장, 신동익 한국투자증권 강남센터 PB팀장, 이성아 하나은행 대치동골드클럽 PB팀장, 오인아 한국씨티은행 반포지점 PB팀장이 각각 주가, 환율, 금리전망을 비롯해 투자키워드를 짚어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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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850~2100… 리인상 유예 시 2000 웃돌 듯

 

▶신동익= 미국의 금리인상 및 중국시장 동향이 최대변수다. 미국도 예전처럼 독자적인 걸음을 하지 않고 글로벌 영향을 상당히 고심하는 상황이다. 오는 12월 금리인상 논의가 있겠지만 해를 넘길 수도 있다. 금리인상이 유예된다면 외국인매수세가 이어지며 주가지수가 1950~21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주가상승 여력이 크지 않아 주식에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오인아= 연말까지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상회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한국경제성장의 주 원동력인 수출부문의 부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1년간 코스피지수가 전 고점인 2150선을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가 유망해 보인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여전히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소형주 선호전략은 최선이라기보다는 차선전략이다. 4분기는 배당시즌임에 따라 단기적으로 연말까지는 배당주투자가 유효해 보인다.

 

▶이성아= 주가는 1850~2050선의 박스권에 머무를 것 같다. 미국 금리인상의 지연 등 불확실성이 커져 주식으로 공격적 투자가 쉽지 않다. 이런 박스권장에서는 지수로 움직이는 투자를 활용할 만하다. 1850선으로 떨어지면 주가지수를 따라 수익이 상승하는 인덱스를, 2050선에 이르면 주가가 떨어질 경우 거꾸로 수익이 나는 인버스를 활용하기에 알맞다.
◆환율 1100~1200원… 급격한 상승은 어려워

 

▶류정아= 9월 한때 1200선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0월 들어 1100초반대까지 떨어졌다. 4분기에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 다시 급격히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금리는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오르게 돼 있다. 따라서 환율은 올라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다.

 

▶오인아=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경기부양을 위한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다시 약세추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아= 기술적 분석으로 본다면 원·달러 환율이 1023선까지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지만 1100원대 초반에서 1200원선까지 금리 인상 이슈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포트폴리오에 달러를 담아야 할 시기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거나 금융위기가 오면 달러가치가 높아진다.

 

◆금리동결 우세… 가계부채에 발목

 

▶신동익=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우리나라는 곧바로 인상하기 어렵다. 부채규모도 크고 아직 경기에 대한 좋은 신호가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4분기에는 현수준의 금리동결 또는 추가인하 가능성이 있다.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 상품에 대한 분산투자가 적합한 시기다.

 

▶류정아=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올렸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바로 인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연내에는 금리동결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이제 저금리는 1~2년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 당연한 현상으로 여기고 투자를 생활화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채권만 잘 골라도 3%의 수익은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다. 주식이든 펀드든, 주가연계상품이든 개인의 투자성향에 잘 맞는 상품을 꾸준히 공부하며 투자해야 한다.

 

◆4분기 투자 키워드… 지키는 투자

 

▶오인아= 10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면서 상대적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코스피지수의 추가상승이 현실화되지 않는 경우 투자자들의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투자관점에서는 두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달러화 강세이고 또 하나는 이머징 대비 회복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는 선진국 자산시장이다. 우선 연말이 다가올수록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다시 부각될 수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럴 경우 다시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며 달러화로 역외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을 중심으로 이머징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일본을 중심으로 선진국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유럽과 일본 주식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달러화 강세가 전망됨에 따라 이들 지역에 투자할 경우 헤지된 상품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류정아= 3분기는 ‘쉬는 것도 투자’였던 시기다. 반면 4분기는 ‘투자에 한발 담그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기대수익을 낮추고 잃지 않는 투자에 나서야 한다. 그간 하이리스크는 마이너스 리턴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중위험·중수익 투자가 나중에는 더 큰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

 

▶신동익=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하는 시점이다. 국내 변수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장이다. 올해도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신흥국과 유럽이 크게 요동쳤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같이 살아나면 호재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불투명하고 안개 낀 시장이 지속될 듯하다.

‘큰손’ 몰리는 불확실성시대 ‘잇 아이템’

 

① 달러

불확실한 그림자가 드리운 투자시장에서 달러로 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달러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수요는 물론 10년마다 금융위기가 반복된다는 ‘10년 주기설’ 등이 부각되며 자산가치 폭락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는 것. 최근에는 달러에 대한 투자상품도 다양해졌다.

 

류정아 부장은 “달러예금을 비롯해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달러RP상품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 가운데 소비재 위주로 꾸준히 성장하는 주식(나이키·스타벅스 등)을 분할매수하는 방법도 추천했다.

 

이성아 팀장은 “달러예금은 이자가 0%대인데 반해 달러ELS는 4~5%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인기”라며 “3%가 넘는 확정수익을 받을 수 있는 달러보험에 관한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② 메자닌펀드

채권과 주식의 장점을 가진 메자닌(Mezzanine)펀드는 시장이 조정받을 때는 원금과 금리가 보장되는 채권으로 유지하다가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신동익 팀장은 “주식과 채권 사이의 메자닌펀드는 기업선별을 잘 할 수 있는 전문가와 협업해 적합한 투자대상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