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가 직장인의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떠올랐다. 비즈니스 장소로 이용되는가 하면 직장인들이 퇴근 후 술 대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여가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운동을 겸할 수 있으니 건강에도 좋고 골프연습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여기에 재미는 덤이다.
하지만 스크린골프를 이용할 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이제 막 입문한 초보 골퍼와 아마추어 골퍼들이다. 마음 같아선 드라이버를 300야드 이상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실은 200야드를 간신히 넘기는 데 그친다. 그나마 정방향으로 나가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공이 좌우로 불규칙하게 날아가 OB(Out of Bounds)나 해저드(Hazard)를 반복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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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골프존 |
◆요령 터득하고 짧은 거리 공략하라
스크린골프 고수가 되기 위해선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기계가 골프공을 인식해 거리와 점수를 책정하기 때문에 운영방식만 잘 이해하면 라운딩 멤버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필드보다 쉽다며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친다. 골퍼의 자세와 스윙궤도, 임팩트 등은 실제 필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포츠골프든 필드골프든 기본 없이 좋은 점수를 내기는 힘들다.
골퍼들의 공통된 목표는 타수를 줄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선 숏게임, 즉 짧은 거리를 제대로 공략해야 한다. 흔히 드라이버는 보여주기, 숏게임과 퍼트는 ‘돈’이라는 격언이 있다. 드라이버를 제대로 쳤다 해도 숏게임에서 실수하면 돈(점수)을 잃게 된다는 의미다.
어프로치를 예로 들어보자. 스크린에 구현된 그린 근처에서 하늘 높이 치솟는 로브샷을 구사하다간 땅볼샷이 나올 수 있다. 스크린골프 센서는 60도 이상의 높은 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어설픈 로브샷은 인식 오류로 이어져 센서가 낮은 땅볼샷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이 경우 굴리는 어프로치 샷인 칩 앤 런(Chip & Run)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다.
스크린골프장에서 초보골퍼가 헷갈려하는 또 다른 것은 발판(플레이트)이다. 스크린골프장에서 실제 필드의 벙커나 러프의 라이를 재현하기란 불가능하다. 이 경우 샷에 일정한 가중치를 부여해 샷을 구현할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잔디 길이가 긴 러프의 라이라면 실제 180야드를 날아가는 골프클럽을 잡더라도 20% 정도의 거리 감소 패널티(가중치)가 적용돼 150야드만 나가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한단계 긴 클럽을 선택한다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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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장타비법도 있다. 우선 뒷바람과 내리막을 잘 활용해야 한다. 뒷바람이 초속 3m/s 이상 될 때 장타를 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또 풀스윙보단 쓰리쿼터(4분의 3) 스윙을 치는 게 유리하다.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의 센서는 볼의 스피드와 헤드스피드를 자동적으로 감지해 비거리를 추산한다. 볼의 스피드가 일정하다면 헤드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것만으로 기계를 속일 수 있다는 뜻이다.
헤드스피드를 순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령으로는 임팩트 때 가속을 해주는 방법이 있다. 백스윙부터 힘을 주지 말고 임팩트 순간에만 파워를 집중해 스피드를 끌어올린다면 손쉽게 장타를 칠 수 있다.
골퍼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순간이 바로 슬라이스(볼이 우측으로 휘는 것)와 훅(볼이 좌측으로 감김)이다. 비거리는 300야드를 넘겼다고 해도 방향이 올바르지 않으면 OB지역에 빠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결 같이 슬라이스, 훅이 나면 자세를 고치는 것보다는 방향키를 조절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다. 물론 여기에 바람의 변수를 감안해야 한다. 슬라이스 구질의 골퍼가 오른쪽에서 바람이 3m/s 정도 불 경우 그냥 원래 에이밍이 된 중앙을 향해 볼을 치면 페어웨이에 안착할 수 있다.
<실전고수에게 듣다> 실수를 인정하라
골프는 흔히 멘탈게임으로 불린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그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실력발휘를 제대로 할 수 없다. 멘탈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서울 은평구에서 스크린골프 매장을 운영하면서 초보골퍼에게 레슨도 해주는 이상일 프로(49·KTPGA 라이선스 획득)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모든 실수는 욕심에서 시작돼요. 평소보다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오히려 실수를 유발하는 거죠. 골프는 누가 대신 쳐주는 게 아니잖아요. 자신이 치는 겁니다. 내 실수를 인정하고 마음을 비우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자신의 리듬과 템포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런 경지에 오르기까진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매일 골프연습을 하고 레슨도 받아요. 프로선수들이 이렇게 연습을 해도 필드에서 잦은 실수를 하는데 아마추어는 두말할 것도 없죠. 연습 없이 골프를 잘 치겠다는 것은 말이 안돼요.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골프도 사실 연습 외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이 프로는 골프를 잘 치기 위해선 재미를 느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스크린골프는 필드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코스와 핸디캡 등 난이도를 자신의 실력에 맞춰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실력을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쉬운 코스부터 어려운 코스까지 선택할 수 있어 골퍼들이 흥미를 느끼기 쉬워요. 또 벙커와 러프에서는 필드보다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장점도 있거든요. 처음부터 어려운 코스를 지정하지 말고 쉬운 코스부터 차근차근 밟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