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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뉴스1 |
이날 심리 결과에 따라 롯데가(家) 형제간 경영권 다툼의 결과를 가늠할 수 있다. 신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버지의 위임장을 내세워 자신이 롯데그룹 후계자임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동생인 차남 신동빈 현 롯데그룹 회장은 아버지가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매 증상을 보였다고 주장해왔다.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정숙씨는 조카들의 경영권 다툼을 끝내고 싶다는 이유로 오빠인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 지정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날 신정숙씨는 법률대리인인 이현곤 새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통해 "회장님이 오랜 세월 어렵게 이뤄놓으신 일을…. 끝까지 명예를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형제들간 경영권 싸움을 마음 아파했다.
재벌가 형제의 경영권 다툼은 흔한 일이지만 건강 문제를 두고 가족이 후견인을 신청한 일은 거의 처음이라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이현곤 변호사는 "재판부가 지정한 병원에서 신 총괄회장이 건강 상태를 검진 받은 후 후견인이 필요한 지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과 신정숙씨 간 우애는 좋은 편이다. 경영권 다툼을 끝내고 싶어 후견인 지정을 신청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법정에서 증명해 보이기 위해 직접 출석했다. 휠체어에서 내려 약 2분간을 직접 걷기도 했다. 특히 법정에서 그는 "내 판단력이 문제가 아니라 정숙이의 판단력이 문제인 것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하는가 하면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거동이 매우 불편해 보이는 모습으로 힘겹게 움직여 지켜보는 이들이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심리 결과는 늦어도 5~6개월 안에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