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줄도산 공포에 빠졌다. 주요 은행들이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에 나서기로 했지만, 입주기업들은 11일 '신속 재생산 지원'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개성에 지점을 둔 우리은행은 오는 13일까지 지점을 철수한 뒤 15일부터 서울에서 임시 영업점을 가동한다. 우리은행은 임시 영업점을 통해 입주업체에 대한 여신 연장과 신규 자금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도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에 대한 대출 현황을 확인하고 기업 별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금융권의 개성공단 기업 지원이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겠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권의 지원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 없이는 입주기업들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의류업체 A 대표는 "은행 대출과 경협보험 운운하는데 기가 막힌다. 이는 기업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라며 "현재로선 타공장 위탁생산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지원해줘야 업체들이 망하지 않고 그나마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대안이 없는 기업들이 많다. 공장을 짓는 데 너무나 긴 시간이 걸린다"며 "국내 여건 상 공장을 국내로 들여오기는 쉽지 않아 해외로 나가야 한다. 해외에 부지를 정하고 건물을 짓고 다시 근로자들을 모집하고 훈련하는 기간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일부 업체를 제외한 입주기업들은 생산 공장을 다시 확보하는 데 큰 시간이 걸려 결국 도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상회 이종덕 부이사장은 "갑작스러운 공단 중단으로 인해 만들어 놓은 완제품의 1%도 회수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입주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지만 이 같은 약속이 지켜지려면 최소 10일이라도 입주기업에게 제품을 빼고 시설을 손볼 수 있는 등 시간을 줘야 가능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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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기업' 개성공단 조업이 중단된 11일 오후 경기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 개성공단 입주기업 화물차량이 입경하고 있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