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대표는 이날 오전 5시 반쯤부터 1시간30여분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하며 "야당의 목소리에는 국민 절반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테러방지법에 찬성하는 국민도, 이를 우려하고 반대하는 국민도 다 우리 국민이다. 여당이 다수당이라고 해서 절반의 국민의 목소리를 내쫓을 권리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심 대표는 테러방지법 의결에 반대하며 야당이 진행하고 있는 필리버스터와 관련해서는 '야당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보와 인권 사이에서 시민들에게 최대의 이익이 되는 그 좁은 오솔길을 열기 위한 열띤 논쟁과 토론은 정치가 해야 할 당연한 역할"이라면서 "그것이 야당의 책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또 이번 필리버스터에 대해서 정치 발전의 성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필리버스터에 대한 국민들의 열렬한 성원에서 저는 야당다운 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갈증이 얼마나 깊었는지 깊이 느낄 수 있었다"며 "민주정치의 수준은 야당의 수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깨달은 점 역시 우리 정치 발전의 소중한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력자들의 힘자랑과 반정치에 가려져 있던 국회의원들의 숨겨진 진면목이 드러났다"면서 "정치는 나쁜 것이라는, 정치는 백해무익한 것이라는 이런 반정치의 색안경을 벗어 던지자. 국민 대표와 국민 사이의 거리가 많이 좁혀졌다. 이것이 필리버스터가 준 작은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심 대표는 마지막으로 "힘이 부족해서, 소수라서 졌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우리는 패배의 자리에서 더욱 분명하게 느끼고 있다"며 "우리는 이 필리버스터가 끝난 이 자리에서 다시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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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