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와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김종필 전 총리 증언록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았다.
행사 시작 직후 김 대표와 안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하는 등 다소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대표는 양복에 달린 꽃을 만지고, 안 대표도 손에 든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등 서로 어색해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하지만 행사 도중 김 대표가 안 대표에게 귓속말을 건넸고, 두 사람은 잠시 대화를 나누며 손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의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언제 한번 만나자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사람인데, 언젠가 만나는데"라고 말하며 야권통합 제안 과정에서 쌓인 오해를 풀고 대화를 나눌 뜻이 있음을 보였다.
그는 '안 대표도 만남에 응하겠다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만나자고 하면 만난다고 해야지 안 만난다고 그러겠냐"며 안 대표가 회동제안에 응했음을 시사했다.
안 대표는 '김 대표와 어떤 말을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대표에게 물어보라"고만 답했다.
한편 김 대표와 안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김 대표는 "아무리 민주화를 이야기해도, 한 정당이 계속 집권하는 사회는 일반적으로 서구에서 민주화 사회라고 인정받지 못한다"며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반세기가 넘는 오랜 정치생활 동안 정치언어의 품격을 지켜온 것은 저희 정치 후배에게 정말로 큰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김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비롯한 야권 의원들에 대해 부정적 언급을 했던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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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왼쪽)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정치인생을 담은 '김종필 증언록'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