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7월16~17일 양일간 열린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그룹 최고경영진에게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 외면하는 것이 치명적인 잘못"이라며 미래 예측에 기반한 전략 수립과 신속한 실행력 확보를 강조했다.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최고경영진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 외면하는 것이 치명적인 잘못"이라며 강도 높은 자기반성과 선제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신 회장은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제시하며 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예측과 신속한 실행력을 확보할 것을 역설했다.

롯데가 1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2025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사장단 회의)을 개최했다. 사상 처음으로 이틀간 열린 하반기 VCM에서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그룹 실적을 냉정하게 평가한 후 주요 경영지표 개선을 위한 선결 과제로 핵심사업에 대한 본원적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모든 CEO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주기를 촉구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하반기 VCM'에서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미래 전략과 CEO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룹의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반영하듯, 이번 회의는 시종일관 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미래 예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PEST(정치·경제·사회·기술)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CEO는 5년, 10년 뒤의 경영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현재와 3년 뒤에 해야 할 일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화를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움직여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CEO들이 실행해야 할 하반기 경영 방침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사업군별 전략 추진 가속화 ▲생산성 향상을 제시했다.


그는 "브랜드는 우리 사업 경쟁력의 근간"이라며 가치 제고를 첫 번째로 당부했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사업군별 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화학군에는 신속한 사업 체질 개선을, 식품군에는 핵심 제품의 브랜드 강화를, 유통군에는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방안 모색을 각각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성과 중심의 인사체계 정착과 함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AI의 적극적인 활용을 강조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은 실패와 같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우리에게 리스크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면서 "그룹의 미래를 위해 모두 저와 함께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는 당부로 회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