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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뉴시스 |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을 죽이고 있다'는 말 한마디에 최근 외환시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지난해 11월9일 1149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 말 1210원대까지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1조 달러, 우리 돈 약 1147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
원/달러 환율은 얼마나 내릴까.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올해 환율이 1250원대에서 1300원대까지 오르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원/달러 환율을 13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반면 일본 미즈호은행은 '달러 약세' 전망을 내놨다. 1분기(1180원)를 지나 2분기(1200원)에 조금 올랐다가 3분기(1180원), 4분기(1160원)엔 잇따라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트펌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근거로 당분간 '약달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을 붙잡아둔 상태에서 달러강세가 되면 수출 기업들이 타격을 받아 미국이 약달러를 위해 환율 조작국 지정카드를 활용할 것이란 얘기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약달러 전망에 힘을 싣는다. 미국 연준은 지난 1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0.5~0.75%)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향후 금리인상 일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아 달러 강세가 주춤했다.
다만 미국 기업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선 인위적인 약달러 정책을 장기간 지속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곳곳에서 나온다. 수출이 늘면서 외화가 많이 들어오면 미국 내에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올리면 달러 약세가 강세로 뒤집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다른 통화 대비 큰 폭으로 커져 소비자 투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3일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중앙은행은 환율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시장 여건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가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지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