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소. /사진=머니S DB
전기차 충전소. /사진=머니S DB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국내 영업을 시작한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나 핵심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전기차 바람은 ‘배터리’에 꽂힌다

지난 15일 테슬라코리아는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내 매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어 이틀 뒤인 17일에는 청담동에도 스튜디오를 개장하고 테슬라를 판매했다. 테슬라가 한국에 공식적으로 수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테슬라는 얼리어답터로 꼽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개장일에 방문해 차량을 계약했다는 소식에 관심을 모았다. 정 부회장은 자타공인 자동차 마니아로 2013년 테슬라가 공식 수입되기 전 모델S85를 개별적으로 구입한 바 있다.

테슬라의 국내입성과 함께 전기차 국고보조금 확대 소식은 전기차 관련주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은 기존 12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인상하고 개별소비세와 취득세를 각각 200만원씩을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3년간 한시적으로 충전기본요금 면제, 전력량 요금 50% 할인을 지원한다.

이처럼 전기차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투자자들은 전기차 관련 부품주 찾기에 나섰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의 흥망성쇠는 배터리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리튬이차전지 성장률은 연평균 77.6%에 이를 전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관련 중대형 이차전지 성장으로 세계 리튬이차전지 시장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올해부터 한번 충전에 최대 300km 이상을 주행하는 전기차 출시가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출력과 관련된 소재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전기차 이차전지 소개관련 주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다소 부진을 겪고 있다. 트럼프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일반차의 연비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어서 전기차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관련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됨에 따라 현재는 점진적인 상승세에 있다”며 “앞으로 수요증가가 매출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한단계 레벨업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차전지 소재 관련 투자 유망주로 엘앤에프, 에코프로, 일진머티리얼즈, 포스코켐텍을 꼽았다. 이 종목들은 전기차 고출력과 연관되면서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업체라는 분석이다.

◆수혜주는 물량 증가하는 ‘부품사’

한국투자증권은 전기차 관련 수혜주로 한온시스템, S&T모티브, 우리산업, 에코프로, 앨앤에프, 피엔티, 씨아이에스를 제시했다. 특히 이 중 최선호주로 우리산업, 에코프로, 씨아이에스를 선정했다.

우리산업은 PTC 히터를 제조하는 회사다. PTC히터는 전기저항으로 공기를 가열해 엔진이 뜨거워지기 전에 난방을 제공한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PTC히터가 주력 난방장치다. 따라서 PTC히터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2019년까지 우리산업의 순이익은 연평균 21% 증가할 전망이다.

에코프로는 중국 삼원계 투자와 대규모 증설로 이익 모멘텀이 커질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씨아이에스는 중국정부의 전기차 정책 변화의 수혜로 이익이 계단식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행거리가 늘어난 2세대 전기차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고 중국의 전기차 생산과 연비규제 강화도 전기차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규제에 대응하는 완성차보다 물량이 증가하는 부품사의 수혜가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