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가트렌드’인 4차산업혁명이 최근 유망투자처로 각광받는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국내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관련상품을 빠르게 내놓으며 고객몰이에 한창이다. 이들은 4차산업 관련 섹터가 통합 발전하는 단계에서 수혜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매력도가 매우 높다는 판단에 해당 상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
4차산업혁명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
◆떠오르는 4차산업, ‘투자열쇠’ 있다
코스피가 나날이 몸값을 높여 2500선을 돌파한 가운데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졌다.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대형주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다른 종목은 선택하기 막막해서다. 이들에게 4차산업 관련 상품은 희소식이다. 특히 코스피 상승에 편승하고 싶지만 직접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개인투자자라면 4차산업 관련기업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는 펀드를 눈여겨보자.
![]() |
4차산업이 앞으로 떠오르는 먹거리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로보틱스·자율주행·빅데이터·3차원(D)프린터 등이 4차산업을 대표한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4차산업혁명의 선두에 선 기업들의 주가가 10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국내주식시장에서는 아직 그 정도의 주가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 내 4차산업 관련 투자에 기회가 있다고 강조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상승기마다 주도주가 있다”며 “과거 조선·해운에서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으로 넘어갔고 이후 화장품업종 등으로 이동했지만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현재는 글로벌 4차산업 관련주가 주도주”라고 설명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성장은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새로운 경제성장을 위한 새정부의 핵심전략”이라고 강조하는 점 역시 4차산업이 긍정적인 투자처임을 방증한다. 국내증시의 경우 현재 IT(정보기술)가 가시적인 실적을 보이지만 미래 먹거리는 바이오와 4차산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차산업이 투자처로 확산된다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를 최대한 당겨 주가에 반영하는 작업”이라며 “지금은 4차산업 관련 주가가 상승 전환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시장이 지지부진할 것이란 전망은 현실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4차산업혁명 관련상품은 주식과 펀드뿐만 아니라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채권), 최근에는 랩어카운트까지 그 종류가 다양해 투자자가 본인의 스타일에 맞춰 가입하고 투자할 수 있다.
◆유입 많아도 꼼꼼히 살핀 뒤 투자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 관련 펀드로 올해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6조66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갔음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의 자금유입이다. 또 해외주식형펀드로의 유입은 7600억원 수준인데 4차산업혁명 관련 펀드가 대부분 해외주식형임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오온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4차산업혁명 관련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4차산업이 앞으로 시장의 게임체인저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관련상품에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처럼 투자 시 주의할 사항이 있다. 우선 4차산업 관련 기업 중에서도 실적에 기반한 성장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상품 포트폴리오로 삼아야 한다. 똑같은 4차산업펀드라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차이처럼 구성 종목간 차이가 있으므로 포트폴리오에 담긴 기업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또한 상품명에 ‘4차산업’이 포함됐음에도 4차산업과는 거리가 먼 기업이 포트폴리오에 섞일 수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자금 순유입이 많은 4차산업펀드 가운데 미국의 유명 IT종목을 주로 담는 상품도 많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몇몇 자산운용사에서 운영하는 4차산업펀드 중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이나 인텔, 애플 등 누구나 알 만한 IT기업 비중만 높인 경우가 더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KTB자산운용의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주식]종류A’의 경우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4차산업 내 핵심적인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글로벌 선도기업에 투자한다”며 “이 같은 펀드가 4차산업혁명과 관련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4차산업 관련 기업의 실적성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이 심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차산업혁명 종목들이 성장주가 대부분이고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 해당 종목들의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을 때 수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즉 4차산업을 일종의 테마성 상품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4차산업 상품의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점은 4차산업을 주력투자처로 삼기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4차산업 관련상품 투자를 추천하되 포트폴리오 구성 시 분산투자하기를 권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4차산업 관련상품의 경우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섹터펀드 투자의 리스크가 상존하는 셈”이라며 “위성펀드 개념으로 제한적(전체 포트폴리오의 10~20%)인 수준에서 4차산업 관련상품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2호(2017년 11월1~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