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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주 차범근./사진=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방송캡처 |
하석주 감독이 차범근 전 감독와 20년만에 눈물의 재회를 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하석주가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약 20년 만에 차범근과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김어준은 차범근 전 감독을 향해 "1998년의 아픔을 아직 풀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스튜디오에는 하석주 아주대 감독이 등장했고, 차범근 전 감독은 환한 웃음과 함께 그를 꼭 끌어안았다. 하석주 감독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하석주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멕시코전에서 멋진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직후 백 태클로 퇴장당했고, 한국은 수적 열세에 몰리며 역전패를 당했다. 이 경기로 인해 문책을 당한 당시 차범근 국가대표팀 감독은 대회 도중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자신 때문에 차범근 감독의 명예에 누를 끼쳤다는 자책감과 마음의 빚으로 20년 동안 차 감독을 피해 다녔다는 하석주 감독. 그는 지난달 22일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차범근 감독님께 죄송하다. 직접 봬서 무릎 꿇고라도 사죄하고 싶은데, 나타나질 못하겠더라"라며 "언제 뵐 진 모르겠지만 감독님이 힘들게 살아온 부분에 대해 꼭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깜짝 등장한 하석주 감독은 놀란 차범근에게 안기며 "죄송합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차범근은 "축구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인데 뭐가 미안하냐"라며 하석주를 위로했다.
감정을 추스른 후 녹화에 임한 하석주는 "지난 20년 동안 일부러 피해 다녔다. 2번 정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멀리서 (차범근) 감독님이 눈에 보이면 도망갔다"라고 전했다. 그는 "당시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한 후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지금까지도 대표팀 감독을 하고 계셨을 건데 죄송하다고 말 한마디 못했다"라고 회고했다.
차범근은 "왜 이렇게 마음에 담고 사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축구하다 하루 이틀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라며 "내가 만약 진작 하석주의 마음을 알았더라면 한 번 불러서 이야기도 하고 해야 했는데 지금 처음 들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