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사진제공=삼성SDS
스마트팩토리. /사진제공=삼성SDS

산업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산업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융합되면서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날 조짐이다. 초연결, 초지능을 키워드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산업혁명보다 큰 변화를 불러온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인 스마트팩토리는 최근 업황 악화와 인력난으로 위기에 빠진 국내 제조업계에 신성장동력으로 지목된다.

스마트팩토리는 제품의 설계, 생산계획, 엔지니어링, 실행, 서비스 등 기업의 제조공정이 통합·디지털화된 공장을 말한다. AI가 생산라인의 설비와 기기에서 구축된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을 최적화하고 생산성을 끌어올린다.


제조업체는 스마트팩토리의 도입으로 다양한 품종을 생산할 수 있고 체계화된 데이터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 아울러 설비 이상 사전 체크와 예방점검이 가능해 에너지와 자원을 절감할 수 있으며 다품종 소량생산을 실현해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국내 스마트팩토리 ‘빅3’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 시장규모는 2020년 7480억달러(약 829조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 LG CNS, SK C&C 등 3개 기업이 스마트팩토리시장 주도권을 놓고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가장 앞선 기업은 삼성SDS다. 삼성SDS는 ‘넥스플랜트’라는 플랫폼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 송파구 삼성SDS 캠퍼스에서 ‘인텔리전트 팩토리 미디어데이’를 열고 넥스플랜트의 현황과 장점,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는 이날 “넥스플랜트는 스마트팩토리에서 한단계 더 진화한 인텔리전트팩토리로 엔지니어의 개입을 최소화해 사람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승용 인텔리전트팩토리 전자제조사업팀장 상무는 “현재 공장의 생산설비는 1대당 매월 250GB가 넘는 데이터를 생산하는데 넥스플랜트는 이 데이터를 활용한다”며 “넥스플랜트를 도입한 생산설비는 가동률이 90% 이상 향상됐으며 불량으로 인한 재작업률은 30% 이상 줄었다. 또 빅데이터와 AI로 고장원인을 분석해 내는 시간은 90%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SK C&C는 2016년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스칼라’를 공개하면서 스마트팩토리시대를 열었다. 2016년 중국 훙하이그룹의 충칭공장 프린터생산라인에 시범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대양그룹에 스마트팩토리를 공급하는 등 그룹내 계열사 이외의 파트너를 유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자동화제조공정 솔루션. /사진=뉴시스
자동화제조공정 솔루션. /사진=뉴시스

여기에 미국 IBM의 AI 플랫폼 ‘왓슨’에 기반한 ‘에이브릴’로 스마트팩토리의 완성도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은 자동화제어시스템인데 이 부분에는 AI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SK C&C와 에이브릴이 얼마나 성공적인 발전을 이룰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와 스마트팩토리 관련 사업을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는 만큼 SK C&C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LG CNS는 지난 4월 최근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팩토바’를 선보이며 스마트팩토리 대열에 가세했다. 팩토바는 전 제조공정에 ICBMA(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AI)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LG CNS 측은 “팩토바에는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약 40개 LG그룹 계열사의 성공사례를 탑재했다”며 “고객에게 맞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팩토바는 LG전자가 공장의 장비와 설계를 담당하며 데이터 전송은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활용한다. 아직 사업초기인 만큼 LG CNS는 북미 세탁기 공장, LG디스플레이 OLED공장, LG화학 폴란드 전지공장 등 LG 계열사의 신규 공장에 팩토바를 우선 도입할 방침이다.

LG CNS 관계자는 “LG계열사를 토대로 팩토바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기업 외부로도 스마트팩토리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준화 작업 선행돼야

전문가들은 한국의 스마트팩토리 수준이 미국, 일본, 유럽 등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스마트팩토리부문에서 한국의 생산성, 준비도, 기술력은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기술력은 미국과 1년 이상 차이 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기업의 상당수는 스마트팩토리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관련 예산도 따로 배정하는 수준인데 한국에서는 아직 그런 시도를 찾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국내의 스마트팩토리산업을 강화하려면 정부와 민간이 연계해 표준화 작업을 먼저 수행해야 한다. 성공적인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단일 솔루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6호(2018년9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