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의 거점, 베트남을 가다] ③-1 베트남에 부는 유통·문화한류 - 이마트
| 베트남 이마트 고밥점 전경 / 사진=이한듬 기자 |
기자가 매장을 방문한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오전. 이마트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노란색 간판이 익숙하게 다가온다. 매장 앞 주차장에 늘어선 수백대의 오토바이만 아니면 한국매장과 꼭 닮은 모습이다. 고밥점은 오토바이를 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현지 생활환경에 맞게 오토바이 1500대, 자동차 15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마련했다.
◆현지인 성향 철저히 분석
외부 주차장에서 나오면 불과 대여섯 걸음 만에 매장 건물 메인출입구로 들어선다. 고객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이동시간을 최소화했다는 게 고밥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총 1만㎡의 매장 중 임대를 제외하고 이마트가 직영 중인 매장은 5950㎡다. 1층에는 가전, 식품, 의류매장 등이 몰려있다.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 걸음을 옮기자 입구에 대기 중이던 직원이 가방지퍼에 케이블타이를 묶는다. 도난방지를 위한 절차로 쇼핑을 마치면 직원이 직접 풀어준다.
| 이마트 고밥점 내 의류코너 / 사진=이한듬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가전제품이 모여 있는 가전매장을 지나면 다양한 아동복이 진열된 의류코너가 나온다. 이마트 고밥점의 주 타깃층이 ‘아이를 둔 30대 주부’인 만큼 상품진열도 이들의 쇼핑에 최적화됐다.
식품코너로 들어서면 ‘코리안 푸드 존’이 눈에 띈다. 이곳에는 라면, 술, 과자 등 다양한 한국제품이 전시됐다. “한국음식이 인기가 많냐”는 질문에 고밥점 관계자는 “굉장히 잘 팔린다”고 답변했다. 특히 잘 팔리는 것은 한국 소주와 김스낵, 라면 등이다. 소주의 경우 브랜드에 상관없이 잘 팔리며 김스낵은 안주로 인기가 많다는 설명이다.
라면의 경우 현지에 유통되는 수입제품 중 한국제품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의 매출도 성장세다. 특히 버터쿠키의 경우 현지인이 좋아하는 노란색 포장이 ‘고급스럽다’는 인식과 맞물려 선물용으로 잘 팔린다. 고밥점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제품의 매출이 10%를 차지한다.
◆2020년까지 추가매장 개점
신선·즉석식품 코너도 한식의 인기가 높다. 떡볶이, 어묵 등 한국분식을 직접 조리해서 파는 코너는 현지인들이 줄을 섰다. 고밥점은 고객이 곧바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 공간도 마련했다.
| 이마트 고밥점 신석식품 코너에서 한국식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 / 사진=이한듬 기자 |
고밥점은 한국인 주재원이 7명뿐이며 점장을 비롯한 직원 270여명이 모두 현지인이다. 주재원은 매장 운영의 방향만 설정하고 나머지 세부적인 관리는 모두 베트남인들이 맡는다. 이는 베트남인의 성향에 맞는 현지화·차별화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이다.
고밥점은 개점 1년 만인 2016년 목표 대비 120%인 4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4.3% 증가한 5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다. 고밥점의 성공에 힘입어 이마트는 2020년까지 호찌민에 2억달러를 투자해 5개 점포를 열 계획이다.
이 중 2호점은 고밥점과 7㎞ 떨어진 곳에 내년 상반기 중 들어선다. 2호점 예정지역 인근에 14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며 소득수준이 고밥과 비슷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밥점 관계자는 “매장을 많이 내는 것보단 한개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만들자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58호·5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