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사진=위메이드

위메이드에서 박관호 회장(창업주)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최종구 위메이드 부사장이 2선 후퇴했다. 박 회장이 장현국 전 대표 퇴진 이후 직접 대표직을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 나섰지만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탓이다.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과 사업 전략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최 부사장은 일본 법인으로 돌아간 상태다.

최 부사장은 최근 겸직 중이던 일본 법인 대표로 복귀하며 본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최 본부장은 본사에서 맡고 있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자문 역할만 하게 됐다. 본사와 일본을 오가며 경영 일선을 누볐지만 본사에서 행사하던 실질적인 권한과 영향력은 대부분 사라졌다는 평가다.


최 부사장은 지난해 3월 박관호 의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 당시 박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될 만큼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이전에는 기획조정본부장으로서 그룹의 중장기 전략이나 조직 관리 등을 맡았다.

1963년 11월생인 최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물산에 입사해 일본에서 인터넷 포털 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글로벌 사업 경험을 쌓았다. 이후 게임업계로 발을 옮겨 YNK재팬 대표로 활동했고 YNK재팬이 위메이드에 매각된 이후에도 현지 법인 대표직을 유지하며 일본 사업을 책임졌다.

위메이드 재팬 대표로서 그는 일본 시장에서의 퍼블리싱과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주도했다. 이후 본사로 복귀해 박관호 의장을 보좌하며 경영 전반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고 박 회장 경영 복귀 이후 위메이드 전략 방향을 구체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메이드는 최근 몇 년간 신작 부진, 가상자산 위믹스의 거래소 재상폐 등을 겪으면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왔다. 이로 인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블록체인 게임과 위믹스 생태계 역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며 시장 신뢰를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박 회장이 더 이상 기존 경영진을 감싸기 어렵다고 봤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어려움에 빠진 이후에도 회사 분위기가 이를 타개할 위기의식이 결여됐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 부사장은 박 회장이 경영 일선을 맡은 이후 핵심 보직을 맡아온 만큼 이러한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그의 문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위메이드 내부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남기고 있다. 박 회장 최측근으로 꼽히던 인물마저 2선으로 밀려났다는 점에서 내부 긴장감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추가 인사 개편과 조직 재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박관호 대표가 사내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말 중국 출시를 앞둔 '미르M'을 포함해 내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신작 6종 이상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기반으로 마케팅 효율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싱가포르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