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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EV /사진=박찬규 기자 |
기아자동차의 니로EV는 이름처럼 니로의 순수전기차버전이다. 자린고비가 울고 갈 만큼 효율을 쥐어짜는 운전부터 스포츠드라이빙까지 가능하다. 이 같은 의외의 성격변화는 그동안 친환경차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기아차는 2016년 4월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인 ‘니로’를 내놨고 이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됐다. 그 결과 글로벌시장에서 20만대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하며 국내 대표 친환경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사이 레이EV, 쏘울EV에 이어 니로EV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했다.
지난 10일 종로구 부암동 석파정(서울미술관)에서 파주 헤이리 인근을 왕복하는 코스로 니로EV를 시승하며 최신형 전기차의 특징을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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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A 기능은 꽤 유용하다. 도로 사정에 따라 지속시간이 다르다. /사진=박찬규 기자 |
◆운전에서 자유로운 ‘3분’
니로EV는 말을 잘 알아듣는다. 음성인식기능이 빠르고 정확하다. 음성안내 중에도 명령어를 말하면 바로 인식한다. 음성인식기능이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다시 말해달라는 요구가 잦았지만 이번 니로EV에 들어간 시스템은 상당한 수준이다.
말을 잘 알아들으니 운전 중에도 여러 기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길안내 설정은 손으로 하는 것보다 편하다.
니로EV는 기아차의 첨단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전방 충돌을 막거나 줄여주는 FCA, 정차&재출발 기능을 포함한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과 함께 작동하는 차로 유지보조(LFA), 운전자 주의 경고(DAW)기능이 기본 적용됐다. 아울러 트림에 따라 ▲후측방 충돌경고(BCW) ▲하이빔 보조(HB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도 선택 적용 가능하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최고급형. 모든 기능이 다 들어있다. 시승구간에 고속도로가 없어서 HDA를 쓰지 못했지만 LFA만으로도 충분했다. 구불구불한 내부순환로에서 이 기능을 활성화한 채 운전대에서 손을 떼자 30초도 채 되지 않아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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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EV 전면부 번호판 아래 센서가 위치. /사진=박찬규 기자 |
차가 많지 않고 직선구간인 데다 차선도 명확히 보이는 제2자유로는 어떨까. 무려 3분이나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스스로 주행했다.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도로에 차가 많아지자 운전자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위험구간에서도 스스로 속도를 줄였다.
LFA는 막히는 구간에서도 기능을 발휘했다. 정체가 시작됐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스스로 서행하며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린다. 차선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첨단기능만 뛰어난 건 아니다. 운전의 재미가 쏠쏠하다.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부드러우면서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오르막 추월도 어렵지 않다. 시속 100㎞ 부근에서는 고배기량 차를 모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차 밸런스는 꽤 좋다. 안정감이 있다. 묵직한 차 무게를 감안하고 운전해야 하지만 커다란 배터리가 차 바닥에 설치돼 무게중심이 낮아 차를 다루기가 쉽다.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반응한다. 앞뒤가 따로 노는 느낌이 적다.
에코모드에서는 모든 반응이 둔감해진다. 한결 여유로운 운전이 가능하며 에너지효율도 크게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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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가능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박찬규 기자 |
◆서울-부산 가능한 ‘385㎞’
니로EV의 가장 큰 특징은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라는 점이다. 고용량 배터리와 고효율 구동모터를 탑재해 1회 완전충전 주행가능거리 38㎞(64kWh 배터리 완전충전기준)를 인증받았다.
단지 저중량·고밀도의 커다란 배터리를 탑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힘썼다. 냉각성능을 높인 수냉식 냉각시스템, 저손실 베어링 등으로 효율을 높인 구동모터. 통합전력제어장치(EPCU)를 적용, 동력성능과 효율성을 함께 확보했다. 최고출력은 150kW(204마력), 최대토크 395Nm(40.3㎏·m)다.
배터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똑똑한’ 기술도 눈에 띈다. 주행 중 내리막길이거나 전방차량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회생제동 단계를 제어하는 ‘스마트 회생 시스템’은 꽤 편했다. 초절전 모드로 주행거리를 극대화한 ‘에코 플러스’(ECO+) 모드는 자린고비가 울고 갈 만큼 효율을 쥐어짜는 모드다. 아울러 차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 공조장치가 사용하는 전력을 최소화하는 ‘히프 펌프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아울러 운행 시 충전 정보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UVO 서비스 가입 시 AVN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충전소 정보 표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시 주행가능거리를 확인해 충전소 검색 팝업 기능을 제공하는 ‘충전 알림 기능’도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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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EV /사진=박찬규 기자 |
◆많은 짐도 거뜬해 ‘1405ℓ’
니로EV는 길이×너비×높이가 4375×1805×1560㎜다. 휠베이스는 2700㎜으로 넉넉함이 특징. 트렁크 적재 공간은 451ℓ(VDA 기준)며 뒷좌석 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405ℓ의 드넓은 공간이 생긴다.
가족이 함께 여행하더라도 넉넉한 탑승공간과 트렁크공간을 통해 왜건이나 SUV 등 다목적차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차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도 특징. 센터페시아 아래 수납공간은 태블릿PC를 놓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롭고 그 윗부분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과 USB단자가 자리했다. 센터콘솔은 대용량이다. 지갑이나 카메라, 작은 가방까지도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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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로EV 주행사진 /사진=기아차 제공 |
◆출시 한달 만에 8500명 계약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에 따르면 8월 사전계약 이틀 만에 5000대가 계약됐고 지난 9월10일까지 8500대가 계약됐다. 선호 트림은 고급형인 노블레스가 70%다.
이처럼 친환경차에 소비자 관심이 늘자 기아차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 모델을 각각 5차종, 수소전기차 1종 등 총 16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부터는 전기차전용플랫폼을 활용, 주행거리 500㎞대 전기차도 내놓는다.
아울러 전기차 운행 시 소비자가 불안해하는 부분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전기차 전용부품 10년/16만㎞ 보증 ▲고전압배터리 평생보증프로그램 ▲전기차 전문정비서비스를 전국 99개(직영 18곳, 오토Q 81곳)의 서비스 거점에서 제공할 방침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58·5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