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참석자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근심주택된 서울시 청년안심주택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서울시가 '청년 주거 안정'을 내세워 공급해온 청년안심주택이 잇단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근심주택'이 됐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임대 중심의 구조 한계와 관리감독 부실이 문제로 지목된다. 이에 정치권은 공공 출자 확대와 사업자 검증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은평갑)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근심주택된 서울시 청년안심주택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를 주최하고 보증금 미반환 사고의 원인과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와 민달팽이유니온이 공동 주관했다.


첫 발제를 맡은 이성경 동천주거공익법센터 연구원은 보증금 미반환 사태의 원인으로 ▲서울시의 과도한 홍보와 권한 대비 책임 부족 ▲공공지분 출자가 없는 민간 PF(프로젝트파이낸싱) 모델 활용 ▲전문성 부족한 사업자 진입 등을 꼽았다.

그는 "청년안심주택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임대리츠와 달리 민간 PF에 의존해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임대료 상한과 초기 임대료 제한으로 운영 적자가 불가피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어 "임대사업 경험이 없는 토지주가 역세권 입지에 사업을 추진한 사례도 있다"며 "시공사 선정, 금융구조 설계, 장기 현금흐름 관리 등 전문성이 부족한 사업자를 걸러내는 제도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근심주택된 서울시 청년안심주택 문제점과 해결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사진=장동규 기자

서동규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청년 세입자의 피해 사례를 밝혔다. 서울시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청년안심주택 1만7545가구 가운데 보증보험 미가입 가구는 3166가구에 달했다. 모집공고가 완료된 세대는 2119가구로, 전체의 약 12% 수준이다.

실제 피해는 잠실과 사당 등에서 대규모로 터졌다. 잠실 센트럴파크(134가구)에서 총 228억원, 사당 코브(85가구)에서 104억원의 보증금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잠실 센트럴파크는 강제경매 절차에 돌입했고 사당 코브는 다수 세대에 가압류가 설정된 상태다.


서 위원장은 "청년안심주택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결과 세입자들이 불안과 고통을 떠안게 됐다"며 "민간임대 중심 구조를 유지하더라도 임대사업자 검증 강화, 세입자 권리보호 장치 마련, 공공성 강화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권지웅 전 국정기획위원회 자문위원은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세입자가 스스로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제도 기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청년 주거 안정이라는 취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서울시와 정부가 내놓을 대책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토론회에는 잠실센트럴파크 청년주택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김태근 변호사(법무법인 융평), 최재란 서울시의원,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 양준모 서울시 전략주택공급과 과장, 김계흥 국토부 민간임대정책과 과장 등이 참석해 제도 개선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