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오른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그래픽=김은옥 기자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왜곡된 주장을 전방위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다. 고려아연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이는 모두 사실무근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공급망 협력의 핵심축으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는 고려아연 성장에 제동을 건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해 사실과 다른 주장들을 설파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더 메탈스 컴퍼니(TMC) 투자 적절성 여부 ▲영풍 견제 목적의 액트(주주총회 컨설팅 업체) 투자 등 고려아연의 투자 부당성을 골자로 의혹을 제기했으나 모두 사실무근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원적 투자로 회사 경쟁력을 키워가는 고려아연에 대해 영풍이 지나치게 '흠집 내기'를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SM엔터 시세조종 '사실무근'…고려아연, 의도·권한 모두 없다

영풍은 얼마전 고려아연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공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 '하나바 1호' 펀드가 SM엔터 주식 매입에 사용될 것임을 사전 인지하고 1016억원을 단독 출자했다는 것이다.


해당 정황이 법원에서 공개된 고려아연 내부 이메일 내용에서 확인된다는 주장도 내세운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개시한 2023년 2월10일 이후 작성된 이메일로, 내용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SM엔터 지분 매입을 위한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계획 중이고 하이브에 SM엔터 주식을 12만원에 팔 수도 있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실과 무관한 주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은 현재 모든 투자 결정과 출자를 관련 법령 및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 SM엔터 주가 시세조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동안에도 재무적 투자 목적만으로 회사 여유 자금을 다양한 펀드에 합리적으로 투자, 일정 이상 수익을 실현해왔다. 유휴 자금 일부를 펀드에 출자하는 건 기업들에서 보편적으로 구사하는 자금 운용 방식이다.

영풍이 근거로 제시한 이메일도 왜곡된 해석에 기반한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저지 목적 등에 대해 사전에 전달받은 바가 없고 메일 역시 이와 관련한 언급은 나오지 않는다. 이메일에 담긴 '하이브에 SM엔터 주식을 12만원에 팔 수도 있다'는 내용은 이미 알려진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을 전제로 투자금을 현금화할 수 있다는 엑시트 가능성을 고려한 것이다.


펀드 구조 또한 고려아연 주장에 힘을 싣는다. 고려아연은 해당 펀드를 비롯한 여러 펀드에 출자한 LP(펀드 출자자)로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집행은 GP(펀드 위탁운용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펀드 투자 과정에서 구체적인 매수, 사후 매각 과정 및 관련 절차, 계획 등에 대한 설명과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펀드 운용·집행 권한이 없는 'LP' 고려아연이 SM엔터 시세조종과 무관하다는 걸 방증한다.

TMC 투자, 공급망 강화 위한 전략적 결정… 액트 계약도 '정상'

고려아연과 록히드마틴이 25일(현지시간) 게르마늄 공급·구매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마이클 윌리엄슨 록히드마틴 인터내셔널 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사진=고려아연

심해저 채광기업 TMC에 대한 지분 투자에 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TMC의 단기 주가 변동성이 회사 손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을 제기해서다. TMC 주가는 짧은 기간 70% 가까이 올랐다가 지난달 3일 기준으로 며칠 동안은 약 27%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단기 주가 변동성을 근거로 기업 활동을 평가하는 건 근시안적인 태도라고 지적한다. 고려아연은 중장기적인 핵심 원료 확보와 전략 광물 공급망 강화, 미국 시장 확대 및 한미 간 협력 강화를 위해 TMC 투자를 전략적으로 결정했다. 향후 TMC 심해 채광이 본격화하고 상업성과 채산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면 TMC에서 공급받은 원료를 가공하고 이를 미국 시장 등에 판매해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해저기구(ISA) 조사 가능성을 근거로 TMC를 국제법 위반 의혹 기업으로 몰아가는 것 역시 과도하다는 시각이 많다. 해당 조사는 심해저 채광에 관한 국제적 합의와 미국과의 관계 설정 등의 차원에서 거론되는 사안이다. 최근 ISA가 TMC 활동의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위배 여부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검토했고 조사가 이뤄질 경우 결과는 내년 3월 열릴 이사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은 TMC 투자에 대한 여러 리스크를 사전 검토해 투자를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절차를 밟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주주총회 컨설팅 업체 액트와 맺은 주주총회 자문 계약도 왜곡됐다고 보는 이들이 대다수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자신들을 공격하기 위해 액트와 계약을 체결하고 비용을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정상적인 계약을 곡해하는 것일 뿐 사실과 다르다. 고려아연은 해당 업체가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 중 주주총회 자문 관련 용역 계약을 체결했을 뿐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이 시장과 주주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만큼 성공적인 주총 운영과 소액주주 등을 위해 주주 친화적 안건 개발 서비스를 받은 게 핵심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주총에서 주주친화적 안건을 바탕으로 주주들의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한편 고려아연은 글로벌 공급망 내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에는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참여해 한미 공급망 협력을 실질적으로 이끈 바 있다. 앞으로도 국가기간산업이자 국내 유일의 전략 광물 공급자로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