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자체의 개성이 강하게 표현되기 보다는 입는 사람 고유의 감성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스타일을 추구해요.”

2017년 오픈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낫띵리튼’은 이름 그대로 아무 것도 쓰여지지 않은 백지를 콘셉트로 내세운다.


낫띵리튼 이영주 대표(28)는 “사람들이 옷을 입었을 때 그 브랜드가 가진 색이 입혀지는데 저희는 옷을 통해 저마다 사람들이 가진 고유한 감성이 더 잘 표현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콘셉트가 없는 것 자체가 콘셉트”라는 설명이다.

대학에서 패션디자인학과를 전공한 그는 이후 국내 유명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에서 MD를 맡았다. 창업 전에는 영국에서 1년 간 유학생활을 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 소개되는 외국 옷들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비싸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다”며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려면 어떤 게 필요할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브랜드를 직접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입는 사람의 감성 돋보이게 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낫띵리튼’

이 브랜드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자주 찾는 옷이 될 수 있도록 기본기에 충실하다. 품질 좋은 원단을 쓰면서도 컬러, 패턴, 디테일 등 작업에 정성을 들인다. 그 덕에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매출이 3~4배 가량 증가했다. 재구매율은 80~90%에 달할 정도로 마니아 고객도 늘었다.
낫띵리튼을 알린 인기 상품은 일명 ‘패딩코트’라 불리는 아우터이다. 지난해 겨울 선보인 이 코트는 패딩이 가진 보온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코트를 걸쳤을 때 드러나는 실루엣을 살렸다.


이 대표는 “코트 안에 거위털과 비슷한 보온효과를 내는 신슐레이트를 충전재로 사용해 보온성을 높이면서도 코트 같은 느낌을 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린넨이나 면 소재 자켓, 가디건 등 아우터류가 꾸준히 판매된다.
올해 봄/여름 시즌에는 지난해 고객들의 요청사항을 반영해 클래식한 디자인에 패턴을 넣어 디테일에서 차이를 준 셔츠 등을 내놨다.

낫띵리튼은 고객들에게 주력 아이템에 대한 제작 과정, 소재 등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이 대표는 “우리가 어떤 원단을 추구하고 있는지, 이 원단이 세계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잘 풀어서 고객들이 옷을 이해하고 입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브랜드는 블로그, SNS 등에서 순모를 사용한 고급 모직물인 ‘트위드(tweed)’로 유명한 해리스 트위드, 문 트위드 등에서 제작한 원단 샘플에 대한 배경 스토리를 다루는가 하면 자사 상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구축한 낫띵리튼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중국에는 바이어를 통해 편집숍에 입점한 상태다. 이후에는 일본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쇼룸을 확장하면서 라이프스타일 상품도 함께 다룰 계획이다.

“입은 옷만 봐도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더라고요. 이러한 취향은 옷 뿐만 아니라 가구, 향기 등 다른 분야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라이프스타일 상품도 함께 제시하려고 합니다.”